DTI에 코웃음..강남아파트 '고가낙찰' 속출

강남아파트 낙찰자, 3명 중 1명은 '고가낙찰'

강남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감정가를 넘기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경쟁이 과열된 탓도 있겠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7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강남권아파트 경매물건 132건 중 감정가보다 높게 낙찰된 '고가낙찰'은 23건으로 전체의 17.42%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이달 서울지역 아파트 고가낙찰건수(45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지난달 같은 기간 강남권아파트 고가낙찰 건수(4건) 보다 6배나 증가한 것이다. 또 9월 강남권아파트 낙찰건수(64건)를 감안하면 낙찰물건 3건 중 1건이 고가낙찰이 된 셈이다.

요인은 여러가지로 꼽아볼 수 있다. 경락잔금대출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뤄져 정부의 대출규제(총부채상환비율, DTI)를 피해갈 수 있다.

또 과거 집값 상승기 때 강남권 집값 상승폭이 다른 지역보다 컸던 만큼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강남 집값이 하락 폭이 컸던 때 감정된 것이 많아 감정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것도 이유다.

고가 낙찰이 늘다보니 자연스레 법원경매에 처음 나오자마자 바로 낙찰되는 신건 낙찰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올 초 까지만 해도 월 4건 이하였던 강남권아파트 신건낙찰 건수는 이달 들어서만 16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경매 첫 회에는 감정가에 입찰이 진행되는 만큼 신건낙찰은 곧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이 됐다는 의미이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전용 101㎡는 첫 입찰에서 6명이 몰려 감정가 11억 원의 111.56%인 12억6000여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 8일에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2㎡가 첫 입찰에서 4명이 응찰해 감정가(7억8000만원)의 104.23%인 8억13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한편 강남권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에 비해 3.47%포인트 상승한 92.41%을 기록했고 낙찰률도 7.60%포인트 오른 48.48%를 나타냈다. 반면 입찰경쟁률은 1.12명 감소한 7.03을 기록했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대응차원에서 대출규제가 적고 과거 집값 상승 폭이 컸던 강남권 부동산의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면서 "단기간 집값이 급등한 만큼 고가낙찰 받을 경우 자칫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