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발표 이틀 만에 신종플루 수혜주 자취 감춰
코스닥 시장에서 신종플루 수혜주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이 신종플루 관련주에 대한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 신종플루 열풍의 해열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신종플루 환자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15일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신종플루 수혜주의 위력은 대단했다.
종목별로 상승률의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5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손세정제 생산업체 파루는 한달새 1835원에서 9570원으로 4배 이상 올랐다.
금감원은 이같은 급등 현상 가운데 테마에 편승한 인위적인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시세조종 발생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기업의 공시, 언론보도 내용 등도 감시 대상으로 포함했다.
실제 테마주에 편승한 종목 가운데는 소수계좌 집중 매매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가 적지 않다. 파루와 오공 등 테마 평균 상승률을 웃돈 종목들의 경우 대다수가 한차례 이상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금감원의 감독 강화 발표 이후 마스크 생산업체 지코앤루티즈는 이틀 연속 하한가 행진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KF94 등급을 인증받은 마스크 생산업체 웰크론 역시 지난 15일 14% 이상 하락했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신종플루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종목들은 막연한 기대감만 존재했을 뿐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이번주 들어 몇몇 업체들은 실질적으로 서울시 약사회와 마스크 공급계약을 체결하거나 중동 지역으로 항균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도 주가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그동안의 상승세는 실적 개선을 뛰어넘는 수준의 거품이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결국 금융당국은 이례적으로 테마주 편승에 대한 감독 기능 강화를 천명했다. 올해 들어 자전거 테마와 4대강 테마 등 거품현상은 적지 않았다. 코스닥 지수가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3~5월까지 수많은 테마들이 난립했다.
그럼에도 금융 당국은 개별 종목에 대한 감시 기능은 강화했으나 테마 전체에 대한 경고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종플루 테마 발생 한 달 만에 감시 강화를 발표한 것은 일정 부분 괘씸죄가 적용되지 않았는가 하는 분석이다.
신종플루 환자는 증가 하는 가운데 사망자는 하나 둘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부 큰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심리를 이용해 큰돈을 벌겠다는 심보를 방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주장.
실제 증시에서의 신종플루 신드롬은 실제 사회에서는 공포심 조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필요한 공포심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증시에서의 거품을 뺄 당위성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발표에 신종플루 수혜주는 고양이 앞의 쥐 마냥 숨죽일 수밖에 없게 됐으나 신종플루 광풍을 목격한 개인들은 여전히 미련이 남는 눈치다.
수혜주가 될 만한 종목을 예의주시하며 단 한 종목이라도 다시금 시세가 나타난다면 신종플루 전염 속도만큼 빠르게 되살아날 가능성은 존재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간에도 지금은 잠시 안락사한 것 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종목이 나타난다면 분명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전업투자 12년 차인 A씨는 "주가 거품을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에 금감원의 발표가 효과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신종플루 테마로 상승하지 않은 종목이 나타난다면 열기는 바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눈 앞에 돈벌 기회를 마다할 투자자가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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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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