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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지나친 긍정론

美 실업률 낙관적인 해석에 대한 경계

한 신혼부부가 있다. 부인은 나름대로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은 식사시간마다 보통 힘든게 아니다.
고민하던 남편은 하루 이틀 중국요리를 시켜먹자고 제안한다. 부인은 남편이 자기가 힘들까봐 중국요리를 시켜 먹자고 한다며 행복해한다.
사실은 남편이 힘들어서(?) 중국요리를 먹으려고 하는데 말이다.


이 경우 남편이 부인에게 "음식이 맛이 없어서 못먹겠어! 차라리 중국요리를 먹자!"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바탕 고성이 오고가며 한동안 음식다운 음식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차례 시련을 겪고 나면 부인도 자신의 요리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보려 할 테고, 그러다보면 중국요리가 아니라 아내의 요리를 찾는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마음 약한 남편이 "요리하려면 힘드니까 오늘은 중국요리를 먹는게 어때?"라고 말을 한다면 부인과 당장 다툴 일은 없겠지만 부인의 요리 솜씨가 발전하는 속도도 더 늦춰질 것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1% 이상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이 26년만에 최고 수준인 9.7%로 급등했지만 투자자들은 그 안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느라 진땀을 뺐다.

일단 투자자들은 실업률 발표 자체를 두고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으로 받아들이며 호재로 삼았고, 일자리가 1년래 최소폭(21만6000개)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두번째 호재로 받아들였다.
또한 실업률이 여전히 치솟고 있는 만큼 출구전략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을 세번째 호재로 받아들이며, 치솟는 실업률도 안도감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였다.


중국요리를 시켜먹자는 남편의 말을 '나에 대한 배려'로 해석하는 부인과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이 별반 다르지 않아보인다.


댄 쿡 IG마켓츠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주가 수준을 지지할 정도로 현재의 경제는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고용주들은 당분간은 직원들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자리 감소폭이 둔화됐다는 것 자체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새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특히 고용의 경우 소비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 심리지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여타 경제지표 혹은 다른 국가에 비해 더딘 회복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주간 소비자신뢰지수만 보더라도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기준선을 상회하는 등 수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그간 소비회복을 주도했던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cash for clunkers) 등 굵직굵직한 정책이 마무리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정책 없이 자발적으로 소비 회복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한 고민도 시작되고 있다.


이것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올해 들어 최고치인 10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기지표가 호전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경기가 회복될수록 출구전략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정책 모멘텀 없이 자발적인 소비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투자자들은 이미 금 등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국내증시의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점과도 일맥상통하다.
외국인의 차익실현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시 예전과 같은 공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주식시장의 탄력있는 상승세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증권사의 총 신용융자 잔액이 4조5394억원으로 20개월만에 처음으로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훌쩍 뛰어넘었던 2007년 10월의 턱밑까지 쫓아온 수준이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살 정도로 강한 시장인지 다소 의심이 든다.
신용융자 잔액이 최고 수준에 이르면 주식시장이 고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11월1일 코스피 지수는 2085.45를 찍은 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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