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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회장님 드디어 숙원 풀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첫 원료 입하…MK "2011년 세계 10위"



지난 2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초도 원료 입하식'에 도착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먼저 자리를 잡은 인사들과 악수로 인사를 하던 도중 축구선수가 골 세레머니를 하듯 양손을 맞잡고 어깨위로 손을 올렸다. 정 회장의 환호에 참석자들은 축하의 박수로 화답했다.

20여 분간 진행된 공식 일정 내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큰 웃음을 지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연출한 정 회장은 마틴즈 브라질 발레(VALE) 사장이 축사를 위해 연단으로 이동하자 직접 일어나 안내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축사 중간에는 힘 있는 어조로 "현대제철은 고로 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오는 2011년이면 고로와 전기로 조강량을 합쳐 연간 2000만t 수준으로 세계 10위권의 철강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는 일관제철소의 정식 준공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미 제철소 완공의 꿈을 이룬 듯한 모습이었다.


반도체 업체가 팹(FAB)을 갖고 싶어하는 것처럼 고로는 철강업체의 꿈이다. 고로가 없는 철강 산업은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투자비가 저렴한 전기로가 대세라고 하지만 양질의 쇳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철광석을 투입해 만드는 고로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철도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정 회장은 어쩌면 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보다 더 큰 숙원이기도 했다. 그 꿈이 실현을 눈 앞에 두고 있으니 감회는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아들 정의선씨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후계 구도를 본격화하고 있는 정 회장은 이미 자동차보다 고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기공식 후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 헬기장에는 당진을 오가는 정 회장의 모습이 너무 잦아 임직원들도 특별히 여기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포스코와의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친환경 제철소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정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광양 4고로에 크기에서 밀렸지만 최초 건설 당시에는 고로의 내용적을 국내 최대 규모로 정한 것은 포스코과 정식으로 맞붙어 보고 싶다는 정 회장의 무언의 선전포고였다.


고로를 위해 정 회장은 큰 모험을 단행했다. 2기 고로까지 당진에 투입되는 비용은 무려 5조8400억원. 2015년 이후로 예정한 3고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착공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여 이를 포함하면 7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우유철 현대제철 제철총괄 사장은 "앞으로 국내에서 이만한 돈이 투입되는 고로 공사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할 만큼 막대한 규모의 투자다. 정 회장의 추진력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고로로 이루고 싶어하는 정 회장의 꿈은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라면서 "자동차는 물론 조선용 후판을 생산해 만성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완화시키고, 대규모 인력을 고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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