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英 '돈맥경화' 은행여신 사상최대폭 감소

7월 영국의 기업 및 가계 대출이 급감했다. 공격적인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에도 은행권 여신 기능은 여전히 마비,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업 및 가계 대출은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영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에 대한 대출이 1.7% 줄어든 84억 파운드를 기록,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가계 대출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7월 가계 대출은 전달 대비 6000만 파운드 감소한 1조4500억 파운드를 간신히 상회, 집계가 시작된 1993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양적 완화 정책이 궁극적으로 소비를 부양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신용 감소가 가계 대출의 감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수요와 공급의 동반 부진은 제조업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PMI 지수를 3개월째 하락한 것. 미국이 19개월 만에 확장 기조로 돌아섰고, 중국 역시 1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제조업자단체인 엔지니어링경영자협회(EEF)는 신용경색이 제조업의 회복세를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기업들이 침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부채 비율을 급격히 낮추는 것이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돈맥경화'는 제조업 경기 부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간 투자 및 고용 악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찰스 빈 영란은행 부총재는 통화공급을 늘려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1750억 파운드 규모로 국채를 추가 매각할 것이라고 지난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침체기에 부채를 축소하는 것(디레버리징)은 상식적으로 맞는 얘기지만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디레버리징에 나설 경우 디폴트만 증가하는 ‘디레버리징의 역설’에 빠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