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채권금리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 속에 급등했다. 특히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 속에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낮은 1년 내외 단기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외 경기 하강세가 뚜렷하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출구전략에 대한 경계감은 앞으로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채권시장에 대한 출구전략의 영향력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8월 금리를 급등시켰던 주요 원인은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마치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연내 금리가 인상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이 경기가 탄력적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이것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가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경기는 물론 해외 경기 역시 안정적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그러나 민간 고용 침체 속에 실질 가계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국내경기가 상반기와 같은 재정지원 없이 탄력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국의 고용이나 소비, 유럽의 소비, 생산 등 실물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또한 일부의 주장과 같이 우리가 꼭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과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시점을 같이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국내경기 여건에 맞춰 다소 빠를 수는 있겠으나, 미국의 경우 빨라야 내년 상반기 중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영국의 경우 8월에 오히려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는 등 주요 국가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 의존도가 큰 한국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둘째, 국고 3년 금리가 4.61%에서 4.30% 대까지 하락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점차 출구전략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 속에 이미 금리가 고점을 확인하고 하락한 이상 특별한 모멘텀이 없이 같은 재료를 빌미로 금리가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주 9월 이후 국고채 발행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면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9월 채권시장은 물론 등락세를 보이겠으나 출구전략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어 가는 가운데 수급 개선을 바탕으로 8월 중반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강세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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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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