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21일 이후 처음으로 160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전날 미국 증시가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강보합권에 머문데다 중국정부가 유동성 조절 의사를 밝힌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들였지만 주식형 펀드 환매부담에 직면한 기관은 2400억원 규모의 매물을 내놨다.
28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나 큰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되 전체적 방향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업종·종목별로 차별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 1600선을 넘어선 증시는 1막이 끝난 이후 막간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부터는 경기회복 속도에 맞춰 주가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악재는 출구전략 시행 전의 혼선이다. 다음달 22~23일에 예정된 FOMC에서 최근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회복세를 보인 미국 경기에 기초해서 출구전략 추진과 관련된 언급을 한다면 증시는 이를 악재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번 조정이 마무리되고 난 이후 시장을 주도할 섹터는 삼두마차(IT, 자동차, 그린산업)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모두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비교적 크게 상승했지만 아직 상승여력이 소진된 게 아니다.
◆신종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가 하루만에 하락하며 사흘째 상승탄력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00선을 넘어선 이후의 상승피로감을 해소하는 과정인 것으로 풀이되나 금융위기가 심화되기 시작했던 지수대에서의 탄력 둔화라는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즉 이제부터는 실물경제 회복이라는 상승모멘텀이 좀더 뚜렷하게 부각돼야 추가상승이 가능한 지수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증시의 변동성 확대현상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선진시장의 경기회복세(주택시장 바닥권 통과, 소비자심리 개선)도 추세화되는 양상이고 정부정책의 연속성 역시 단기간에 변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외부변수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시점에서는 전체적 방향성보다는 내부적 여건 점검을 통해 종목선별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적 및 수급모멘텀이 양호한 종목의 상대적 가격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오리온, 농심, 슈프리마, 현대백화점, 금호석유, KT, 현대모비스, 네오위즈게임즈가 실적 상향 모멘텀이 가파르고 수급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는 종목군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전날 지수하락을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다. 1600선에 도달한 시장의 구도는 외국인 매수와 펀드 환매 사이의 대립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절대우위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판단한다. 최근 한달 반 동안의 장세는 외국인 유동성 중심의 장세이자 이들의 집중적 지원을 받은 대형주 및 업종대표주들의 장세였고 이와 같은 장세의 성격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의 빠른 상승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이면에는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이제 갓 회복의 싹을 틔우기 시작한데 불과하다는 우려의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사실은 심리적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역설적으로 자본시장의 측면에서는 플러스 요인이다. 앞으로 장기간 주요국들의 저금리 기조는 유지될 것이며 세계 자본 시장에서의 유동성 흐름은 쉽게 타격을 입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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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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