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北 조문단 다녀갔지만...풀어야 할 숙제는 잔뜩

정부는 23일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면담 결과, "큰 틀의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발표는 이번 회동이 당장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구체적인 합의 대신, 서로의 정책을 인식하는 차원데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통일부 당국자는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22일 면담을 통해 "북한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곧바로 풀린다는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북제재가 국제공조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정부만 급격한 입장전환을 하기 쉽지 않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에 따로 만나 한ㆍ미 양국의 공조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또한 개성공단 계약협상, 800연안호 귀환, 금강산 및 백두산 관광 협의 등 세부적 차원에서 관계개선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번 북한의 조문단 파견과 청와대 예방 등으로 남북관계는 새로운 물꼬가 트인 것으로 보이지만 한 걸음 전진과 정지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 지지부진한 개성공단 협상


북한은 지난 5월에 계성공단 토지 임대료 5만 달러와 노임인상, 토지 사용료 조기지급을 요구했다. 남북은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의 운영에 관해 실무협상을 해왔지만 진전이 없었다. 억류된 개성공단 체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의 석방으로 그 동안 협상진전의 최대 장애가 제거된 것은 틀림 없지만 추후 협상일정 등은 잡혀있지 않다.


◆ 800연안호 귀환


GPS 고장으로 지난 7월말에 북한 장전항으로 예인된 800연안호의 석방도 관건이다. 북측은 "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뒤 진행상황을 우리측에 알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당국자는 23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 조문단의 면담에서 "일체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금강산 및 백두산 관광 협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고 받아온 선물 보따리 중의 하나가 금강산 및 백두산 관광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통 크게' 금강산 관광 재개와 비로봉 관광 및 백두산 관광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대북 사업자인 현대그룹 혼자서 결정할 사안들은 아니다.


현대그룹이 원한다 해도 정부 당국간 실무협상이 진행되면 얼마든지 다시 틀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우리정부는 금강산 관광재개에는 고 박왕자 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 북한의 사과 ▲현지 진상규명 ▲재발방지 등 3대 조건을 내걸고 있어 실무협상 과정에서 화약고가 될 위험을 안고 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