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조문단 파견을 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북한이 오는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하고, 대한적십자는 20일 북측에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회담을 공식 제의할 예정이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단장으로 한 6명의 조문단을 오는 21일부터 1박2일간 일정으로 파견키로 했다.
이번 조문단의 단장을 맡은 김 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거의 모든 공식활동을 수행하는 최측근으로 선전선동과 역사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2005년 8.15 민족대축전 당시 서울을 방문해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중이던 김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으며, 국립현충원을 참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이번 일행에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합류했다. 북한이 밝힌 조문단은 지금까지 있었던 대남 조문단 가운데 가장 고위급으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최고 예우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최고위급 조문단이 남한을 방문함에 따라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예우 차원에서 한승수 총리 등이 접견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당국간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이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 국방위원장이 면담을 통해 금강산관광 재개 및 이산가족상봉 등 5개항에 합의했다.
북한의 조문단 파견을 앞두고 대한적십자사는 20일 오후 북측에 "오는 26~28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을 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의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조문단과의 당국간 접촉여부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북측 조문단의 방문을 신청할 경우 이를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김대중평화재단측에 이같은 명단을 통보해왔으며, 재단측은 이날 오전중 통일부에 남한 방문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남북 당국간 접촉이 이뤄질 경우 추석 이산가족상봉이 급물살을 타는 한편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조봉현 기업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에도 이산가족상봉을 계기로 인도적 지원을 시작하면 통민봉관이 풀리고 당국간 대화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망,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사망 등 북한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었던 인사들의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했었다. 지난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김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만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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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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