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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vs해운대①]'국민드라마'-'국민영화' 된 이유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드라마가 시청률 40%대를 넘기고, 영화는 1000만 관객을 넘기면 ‘대박’을 넘어 자연스럽게 ‘국민드라마’나 ‘국민영화’라는 칭호를 얻는다.


요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작품은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과 영화 ‘해운대’다. ‘선덕여왕’은 18일 방송 이후 드디어 시청률 40%대를 넘겼고, ‘해운대’는 이번 주 내 1000만 관객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두 작품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흥미진진한 소재와 스토리, 거대한 스케일과 배우들의 열연 등 많은 요소에서 흥행 요인을 찾을 수 있을 터. 하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마음을 끄는 내용들이 핵심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들이 겪는 위기와 극복 과정, 그 속에 묻어 있는 인간애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선덕여왕’은 쌍생의 비운을 안고 태어난 덕만(이요원 분)이 선덕여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대하 사극. 미실(고현정 분)에 의해 황실에서 쫓겨나 밑바닥부터 시작한 삶이 누가 봐도 파란만장하다. 목숨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상황을 수도 없이 겪고, 서라벌로 돌아와서도 강력한 적대세력의 압박에 의해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긴다.

덕만이 이런 위기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모 소화를 비롯해 김유신, 죽방, 비담, 알천 등 주요 측근의 헌신 때문. 소화는 중국 사막에서 목숨을 걸고 덕만을 살렸고, 김유신과 비담은 덕만을 구하기 위해 칼을 들었다. 낭도 시절 죽방은 덕만의 부탁을 들어주는 친구였고, 비담과 알천은 소위 ‘덕만파’에 뒤늦게 합류한 든든한 지지자들이다.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드라마가 보여준 것은 극복 과정의 재미와 환희 뿐 아니라 이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인간미다. 동료의 아픔과 죽음을 슬퍼하고 사람을 살리고자 자신의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인간애가 드라마의 중심을 흐르고 있는 것. 사람을 얻으면 모든 것을 얻는 것이라는 교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 최초 재난영화로 기록될 ‘해운대’는 소재 자체가 해운대에 몰아닥친 쓰나미와 수많은 인명의 피해다. 하지만 주제는 재난 속에서 빛나는 인간애다. 영화는 극한의 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거대한 쓰나미를 화려하고 정교한 CG로 형상화했고, 인간애를 그리기 위해 배우들의 열연을 이끌었다.


영화에서 박중훈은 거대한 쓰나미에 대해 경고하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하지만 결국 쓰나미가 코앞에 몰아닥쳤을 때 그가 찾는 사람은 아내와 딸. 결국 딸을 구조헬기에 태우고 부부는 최후를 맞는다.


가슴 속에 묻어둔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하지원의 곁만 맴돌던 설경구는 최후의 고백을 하지만 대답을 들음과 동시에 ‘사랑한다’는 말만 남겨놓은 채 물살에 떠내려간다. 설경구가 하지원에 연민의 정을 느끼는 것은 그의 아버지인 선장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 설경구는 하지원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송재호는 설경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해상구조대원 이민기의 활약은 인간애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 해운대에 놀러온 강예원과 사랑에 빠지지만 재벌 2세 여호민으로부터 가혹한 핍박을 받으며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데 이른다. 그의 인간미가 돋보이는 부분은 쓰나미로 조난을 당한 여호민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바다에 빠지는 장면. 헬기 로프가 끊어지는 상황에서 “빨리 돌아오라”며 스스로 로프를 끊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모처럼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의 단맛을 보고 있는 요즘, 연예계 분위기는 한결 밝아졌다. 너도나도 힘을 내 성공신화를 이어가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샘솟고 있는 것. 대박을 거둔 작품들이 앞으로 대중에게 선보이게 될 새로운 작품들에 기를 불어넣어 흥행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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