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일본 부품소재 '독립' 요원한가

10년간 대일본 무역적자가 224조원에 달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수출입거래과정에서 일본에 수출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규모가 훨씬 많다는 의미이다. 대일본 수입초과의 가장 핵심은 부품소재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얻고 자동차, 철강, 휴대폰, 반도체 등 주력산업과 관련 장비와 IT제품의 수출이 늘면늘수록 일본산 핵심부품의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부품소재에 대한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어도 단기간 해소가 쉽지 않은 것이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서다. 더구나 한국이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부품소재강국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어 향후에는 대중국 부품소재 의존도,무역적자도 우려되고 있다.

◆부품소재 수입 전체 대일 수입액 70%육박
부품ㆍ소재산업은 전체 제조업 생산액의 42.7%, 종사자의 47.4%, 수출의 45.3%, 수입의 36.9%를 점유하는 국내 제조업의 중추이다. 하지만 2007년 수입기준으로 부품ㆍ소재 대일수입 100대 품목(217억달러)은 부품ㆍ소재 전체 대일 수입액(322억달러)의 67.3%를 차지하고 있다. 품목에서도 철강제품에서 수송기계, 일반기계, 전기전자 등 다양하다.


이 중 금속소재는 21.1%를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이 열연강판(강관, 냉연강판), 조선용 후판(선박제조), 스테인레스 강판(화학플랜트) 등을 수입하고 있다.전기전자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단일칩(컴퓨터, 휴대폰 등), PCB(전자제품), 냉음극형광램프(LCD BLU), 액정 디바이스(모니터, 노트북) 등을, 화학소재에서는 삼성SDI,LG화학,한솔제지 등이 TAC 필름(LCD편광판), 에폭시수지(반도체, 도료),비스페놀A(음료수 캔 코팅제)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정부는 전체 대일 무역적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부품ㆍ소재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총 1조 4640억원을 투입했다. 작년과 올해에도 매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재원을 투입했으나 대일 무역역조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기술의 향상으로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는 2004년 27.5%에서 지난해 23.4%로 하락하는 추세이다"면서도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대일 무역역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품소재 대일 무역역조 개선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상생협력의 혁신네트워크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부품소재업체는 2006년 3만8159개(중소 3만7755개, 대기업 414개). 하지만 수요대기업에 수직계열화된 저부가가치 범용부품 위주의 중소기업이 절대다수(전체 대비99%)를 차지하고 있다.


지경부측도 지난달 소재육성책을 발표하면서 "2000년 이후 추진해온 부품소재 발전정책이 부품 위주의 단기적인 기술개발에 편중됨으로써 소재 분야의 지원이 부족했다"고 자성한 바 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2006년 이후 정부 차원에서 '소재산업 특화 육성전략'을 수립하고 핵심소재의 원천기술개발 및 소재정보은행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면서도 "각국 정부가 국가 미래전략 차원에서 소재산업을 육성하는 상황과 비교할 때 미흡했다"고 말했다.


박기임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일 무역역조 개선은 수입을 줄이기보다는 수출을 확대하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장기간에 걸쳐 전략적 홍보를 통해 브랜드가치를 제고하고 일본 진출 한국기업 유통망을 활용하거나 부품소재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일본 중소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재산업 한단계 업그레이드..부품전용공단 등 맞춤형 대책에 기대


정부는 대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대일무역적자를 100억달러를 줄어 250억달러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지난 5월 ▲소비재 수출 확대 ▲부품소재분야 산업경쟁력 제고 ▲대일 투자 유치활동 강화 등의 3대 전략을 골자로 하는 대일 무역역조 개선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소비재 분야 단기 수출 확대를 위해 대일 수출 유망 중소기업 100개를 선정, 집중 지원하는 '하이패스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KOTRA 보증 브랜드 일본지역 선정기업을 연말까지 30개사로 6배 확대하며, 대일 수출기업의 해외 마케팅 집중지원에 나선다.


단기적 시장 확대 외에도 부품소재 분야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50개 전략품목을 발굴, 대일시장 개척 지원, 일본기업의 국내 부품 소재 구매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일본의 한국 직접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부품소재 전용공단에 일본 첨단부품소재 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인천, 부산 등 지역개발사업에 일본의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소재분야는 내달 중 발전전략이 나올 계획이다. 정재훈 지경부 주력산업정책국장은 "선진국 종속형 산업구조로 고착화되는 것을 막고 글로벌 소재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달까지 소재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발전전략에는 ▲전략기술지도를 수립해 소재별 특성에 맞는 개발시스템을 마련하고 ▲ 소재자원 확보ㆍ소재통합연구기반 구축ㆍ소재분야 인력양성 프로그램 마련 등 산업기반을 구축하 ▲공급망상의 소재ㆍ부품ㆍ수요기업간 연계를 강화하여 기술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전주기적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일본 CSK社는 각 각 50대 50으로 '한일 부품소재 공동펀드'를 하반기 중 결성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펀드 규모가 최대 1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주로 한국내 부품소재기업들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