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가는 길에 들러 기름도 넣고 편하긴 편하죠. 연비 따져보지 않았지만 기름값도 일단 싸니까 이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운영 중인 대형마트 주유소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정부가 고공비행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대형마트의 주유소 설치를 장려하면서 찬반론자 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주유소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기도 용인 구성점과 경남 통영점에 주유소를 만든 이마트는 개점 초반보다 매출이 2배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 하루 평균 매출이 1억원을 훌쩍 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구미점 주유소는 착공에 들어간 상태로 오는 9~10월 추가 개점할 계획이며 군산점 주유소는 연내 영업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보다 다소 늦은 지난 5월 경북 구미에 셀프 주유소를 연 롯데마트는 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미 주중 일일 평균 매출액이 1억1000만원에 달한다. 구미 지역에서의 롯데마트 실적이 좋았던 데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유류 가격이 높은 편에 속했던 구미 지역의 고객들이 시중 대비 80~100원가량 싼 기름값에 만족하면서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셀프로 주유를 하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고 운영자로서는 큰 수익 사업은 아니지만 고객 만족도가 높고 집객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개점을 추진하던 울산점과 통영점 주유소가 지자체 규제로 주춤거리고 있지만 허가를 받게 되면 주유소 설립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개점한 한 대형마트 주유소의 일부 석유제품 시장 점유율은 인근 주유소를 전부 합쳐 7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수치를 집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수요자들의 추세 이동은 뚜렷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주유소를 선호하고 있지만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려 했던 정부의 취지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형마트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로부터 유류를 공급받으면서 가격 경쟁 효과가 사라진 데다 대형마트 주유소를 설립하기 위한 부지 확보가 수도권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대형마트 주유소 설립을 허가하면서 국내 4대 정유사 간 경쟁으로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기대했다. 또한 정부와 각 지자체 간 행정 엇박자로 인해 대형마트가 추가적으로 주유소 사업을 확대하는 데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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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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