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경남 양산 재보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몽준 최고위원의 향후 행보도 정치권의 관심거리다.
박 대표가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지작업 후 거취를 결정하려 한다.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시사하면서, 지난해 전당대회 서열 2위인 정 최고위원이 당권을 승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
10월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변수가 있어 박 대표의 사퇴 시기가 여권의 관심사지만, 사실상 9월 조기 전당대회가 물 건너간 상황이어서 이르면 이달 말 집권여당의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미 당권도전과 차기 대권도전에서 "기회가 오면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온 정 최고위원에겐 당내 비주류를 벗어날 수 있는 일대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무소속 5선 중진의원이지만 여의도의 비주류였던 정 최고위원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새로운 정치인생을 모색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를 서울 동작을로 옮기고 정동영 의원에 맞서 승리하면서 주류로서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양 계파의 뿌리내림이 고착화된 당내에서 기반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당 대표 입성은 차기 대권을 향한 최대 기회이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10월 재보선은 리더십의 첫 번째 바로미터다. 4월 재보선에 이어 10월 재보선도 한나라당이 완패 할 경우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된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조기 전당대회도 친이 친박 계파의 큰 불화 없이 마쳐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도 있다.
차기 대권주자인 정 최고위원은 이런 위험 부담 속에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많다.
정 최고위원이 복잡한 계파 갈등속에서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와 어느 정도로 당내외 외연확장에 성공 할 수 있을지가 차기 대권 가도에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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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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