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5홀 600야드 넘고, 그린은 벙커와 해저드가 겹겹이 엄호 "워너메이커의 향방은"
600야드가 넘는 파5홀에 벙커와 해저드가 겹겹이 엄호하고 있는 그린.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의 격전지 헤이즐틴내셔널골프장(파72ㆍ7674야드)의 트레이드 마크다.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은 로버트 트렌트 존스의 작품이지만 1962년 개장 당시에는 옥수수밭에 조성한 엉성한 코스로 평가받았다. 블라인드홀에 직각으로 꺽인 도그렉홀까지 가세해 1970년 US오픈이 개최된 직후에는 선수들로부터 신랄한 비난이 쏟아질 정도였다.
골프장측은 그러자 대대적인 코스리뉴얼을 통해 엄청난 변신을 시도했다. 먼저 대부분의 블라인드이 수정됐고, 도그렉 부분도 펴졌다. 트렌트 존스의 막내아들인 리즈 존스는 여기에 91년 US오픈 직전 대대적인 벙커와 해저드의 개선에 착수했다. 대형 벙커는 여러 개의 작은 벙커로 나눠져 곳곳에 배치됐고, 그린 주위에 특히 집중적으로 포진했다.
워터해저드 역시 8개홀의 그린이 7개의 호수와 경계를 맞대고 있다. 16번홀을 둘러싼 호수가 바로 그 유명한 헤이즐틴 호수다. 리즈 존스는 16번홀 페어웨이 왼쪽의 습지를 작은 시내로 만들어 선수들에게 치명타를 입힐 '승부처'로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리즈 존스는 마지막으로 매 홀 마다 여러 개의 백티를 추가해 비거리를 늘렸다.
주최측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02년 PGA챔피언십 당시 보다 비거리를 300야드 이상 더 늘려 '비거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파5의 3번홀은 633야드에 달할 정도다. 2002년 이 골프장이 투어 57개 코스 가운데 두번째로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는 점에 비추어 선수들의 이번 우승진군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승부처'는 물론 마지막 3개홀이다. 16번홀(파4ㆍ402야드)은 조니 밀러(미국)가 "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파4홀이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정도다. 드라이브 샷이 호수를 넘겨 좁은 페어웨이에 안착해야만 하는 홀이다. 오른쪽으로 밀리면 나무가 시야를 가려 두번째 샷에서 그린공략이 불가능하다. 그린도 해저드가 엄호하고 있는 아일랜드 형태다.
헤이즐틴의 독특한 '층층그린'이 돋보이는 17번홀(파3ㆍ182야드)은 온그린에 성공해도 파가 쉽지 않다. 마지막 18번홀(파4ㆍ475야드)는 오르막으로 체감거리가 더욱 길어지는데다가 티 샷과 두번째 샷에서 페어웨이 양쪽에 도열한 벙커에 발목이 잡히기 십상이다. '워너메이커' 트로피의 주인공이 여기서 가려질 공산이 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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