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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서 돈벌기?…'펼쳐라, 상상의 나래를'

투기 자본 실수혜? 무관심…오로지 투자자를 자극할 수 있는 논리에만 집중

미래의 삼성전자를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코스닥 시장이 점차 투기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분석법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밸류에이션을 가진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단순 수혜 기대감으로 급등하는 사례는 하루에도 수차례 발생한다.
반면 전년동기 대비 엄청난 실적 개선을 발표해도 주가는 하루만에 고꾸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곤 한다.


이와달리 미국 증시와 코스피는 최근 주요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상승 탄력을 받아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는 게걸음 장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전방 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나타난 만큼 부품업체들이 즐비한 코스닥 시장에서 실적 개선세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코스닥 지수는 힘을 못쓰고 있다.

이유는 뭘까. 지난 3~4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을 당시와 현 상황을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다른점은 테마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경기 회복 기대감은 살아있었으며 2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외로 좋을 것이란 청사진도 제시됐다.


실제 실적 개선세가 진행된 지금 시장은 또다른 상승 모멘텀을 원하고 있다. 쉽게 설명한다면 코스닥 투자자들은 이미 단물 다 빠진 녹생성장 테마가 아닌 떼가 덜탄 테마를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시의 도심 지하도로 개발 계획을 이슈로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하도로 관련주가 급등했다. 울트라건설은 서울시 계획이 발표된 다음날인 6일부터 7일까지 이틀새 30% 가까이 상승했다.


대운하 테마가 4대강 테마로 변모한 뒤 급등세를 보인 후 상승 탄력을 잃은 시점에 나타난 지하도로 이슈는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근래 보기드문 에너지를 보여주며 주변 수혜주로의 매기가 확산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건설주 외에 강관버팀보 생산업체인 미주제강이 반짝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가 하면 집진설비 업체인 케이아이씨도 강세를 보였다.


이번주들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방문 소식에 남북 경협주는 물론이고 대북 송전주까지 들썩이고 있는 것 또한 투자자들의 테마에 대한 갈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날 시장에는 여수엑스포와 관련해 축구장 12배 크기의 바다전시장 '빅오(BIG-O)' 건설 계획 수혜주로 중앙디자인을 주목해야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안에 국내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 설계 및 시공에 중앙디자인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다전시장도 중앙디자인이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소문이다.


물론 중앙디자인 역시 바다전시장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수 있지만 아직은 수혜를 거론하기엔 이른 단계임에 틀리없다.
주식시장이 아무리 미래 가치를 선반영한다고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여타의 시장에 비해 선반영 속도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른 셈이다.


하지만 더욱 문제는 코스닥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투자자 가운데 이처럼 상상력이 뛰어난 집단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터널 공사에 강점이 있는 울트라건설이 대운하 사업과 관련해 수혜주로 거론된 것은 대운하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경북과 충북 사이에 위치한 문경새재 등 높은 산악 밑으로 수중 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논리에서 시작됐다.


얼핏 보면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터널 공사를 할 수 있는 건설사가 울트라건설 하나뿐인가 하는 의문과 대운하 계획에 실제로 수중 터널이 포함됐는가 하는 것도 불확실하다. 단지 그럴 것 같다는 논리가 실제 증시에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울트라건설은 테마에 편승했고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선우중공업 역시 기대감의 선반영 사례로 꼽힌다.
지난 7일 주주총회를 통해 자전거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선우중공업에 대해 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선우중공업이 자전거 사업으로 엄청난 실적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단순 사업목적 추가만으로 이틀연속 상한가를 애널리스트들은 어떠한 분석법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기술력과 열정이 있는 업체들이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 비용 등의 자금을 조달해 성장의 밑바탕으로 삼을 수 있는 코스닥 시장의 본래 취지는 조금씩 희석되고 있다.
하지만 1000여 개의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물을 흐리는 100여 개의 업체들로 인해 코스닥 시장을 전체적으로 매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만큼 투기 자체에 대한 비난은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코스닥 시장서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이와같은 변동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식하고 실패에 대해서도 감안한 뒤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 드림'을 꿈꾸는 개인이라면 자신의 투자 성격에 대해 명확히 하고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 장세를 피하고자 한다면 테마주 보다는 실적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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