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추세 의심할 여지 없지만 수익률 관리 필요한 때
주식시장에는 여러가지 격언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간결하고 정확하면서도 따라하기 어려운 것을 꼽는다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주가가 쌀 때 매수에 나서서 추세가 꺾이기 이전에 매도하라는 말이다. 투자의 정석이며 단순한 공식이지만, 막상 이것을 따라하기란 여간 만만치가 않다.
매수한 후 한참 올라와 '여기가 어깨인가' 싶었지만 알고 보면 큰 거인의 허리 정도까지밖에 오지 않은 경우도 있고, '아직 허리겠지'라고 안도하고 있다가 꼬마아이의 어깨까지 오른 경우도 많다.
즉, 악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설 필요는 있지만,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식시장의 방향성은 좀 더 확실해지고 있다.
각종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우려됐던 부분인 고용지표에서도 개선이 확인됐다. 주식시장이 가장 회피하고 싶어하던 경제지표인 미국의 실업률마저 15개월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침체가 마무리됐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침체가 막을 내렸다고 공식 선언한 데 이어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역시 미국 경제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국내증시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6월 CLI가 100.7로 전달의 98.9보다 1.8포인트 상승,29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더욱 강한 자신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주식시장의 가장 강력한 호재인 만큼 추가 상승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단기적인 이득을 노리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가가 꾸준이 오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 재미없는 시장이 될 수 있다.
지수는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종목별 수익률을 보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인데다 글로벌 증시와 국내증시의 수익률 격차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숨고르기를 염두에 두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증시를 이끌어온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된데다 집중적인 매수 대상이던 IT 섹터에 대한 비중축소라는 변화가 생긴 만큼 향후 어떤 업종이 바통을 이어받을지 미리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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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주 예정된 미국의 FOMC 역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단 지난 주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번주 미국 역시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크루그먼 교수까지 일제히 경기가 바닥을 찍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만큼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을 대하기가 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흔히 운동경기에서 중요한 시점은 이기고 있을 때라고 말한다. 뒤쳐지고 있을 때는 보다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야 하지만, 내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리한 공격보다는 선취점을 지키기 위해 신중하게 방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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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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