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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따라잡기]주석에 처박힌 투명성 지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주의깊게 살펴야"


“감사보고서상의 몇 줄이 자금 흐름의 신뢰성, 투명성을 설명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년에 한 번 있는 외부회계감사만으로 그 신뢰성을 보장하는데 한계가 있고 투자자들에게 자칫 그릇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외부회계감사법에 의거 지난 2006년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이 의무화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 자금 관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투자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계법인 관계자의 말은 다르다. S 회계법인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 자체가 자금 흐름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포장돼 있다. 외부회계감사를 하다보면 그 운영 실태에 가끔 놀랄 때가 많다”고 귀띔했다.

S 회계법인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있는 외부회계감사 결과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에 대한 내용은 감사보고서상에 주석 1~2줄에 그치고 만다”며 “이마저도 영업실적이 괜찮고 겉이 화려한 기업은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에서 제외되는게 현실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조인에너지는 올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상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중대한 취약점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지난해 100% 종속회사인 대신아이엔씨의 하나은행 약속어음 3매가 회사의 전(前) 등기임원에 의해 위변조돼 유가증권 위변조 및 행사죄로 고소됐고, 대신아이엔씨는 회사의 전(前) 임원에 대해 69억7300만원 규모의 대여를 해준 후 대여금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목적사업을 변경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자본 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감사보고서상에 계속기업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옵티머스는 지난 16일 전(前) 대표이사와 회장이 횡령 및 배임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206억원 규모의 자금을 정식적인 내부 절차를 생략하고 유용했다는 혐의다. 전(前) 대표이사와 회장은 로고스리소시스라는 회사가 옵티머스의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외부에서 차입한 채무를 옵티머스의 자금으로 변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옵티머스조인에너지의 공통점은 올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상에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결과 ‘중대한 취약점’이 명시돼 있다는 것. 금융감독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외부회계감사시 운영실태와 관련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제약 규정이 없어 단순히 시장에 부정적 시그널만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고 그 한계점을 인정했다.


한편 지난 21일 종가 기준 옵티머스와 조인에너지의 주가는 연고점 대비 각각 55%, 47% 하락한 905원, 535원을 기록했다. 조인에너지의 경우 지난 2월18일 어음 위변조 사건이 일어난 직후 15.4%, 옵티머스는 지난 16일 횡령 및 배임혐의 공시 이후 12.3% 정도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조인에너지는 현재 국책은행 기업구조조정실 부실기업 명단에 올라 자산 경매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지만 기업 사정을 고려할때 꾸준히 상승, 하락폭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이상할 정도다"고 발언했다.


미국공인회계사(AICPA) 박 모씨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도입돼 있더라도 1년에 1회 있는 외부감사로 그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받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계사는 “특히 오는 2011년부터 연결회계기준(IFRS)을 도입할 경우 자회사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며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내실화를 기하는 작업없이 범위만 확대할 경우 더 큰 도덕적 결함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회계사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공되는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꼼꼼히 검토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주석 부분에 1~2줄 적혀있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중요한 취약점’이라는 문구가 기업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금융감독원 측은 올해 2월 비상장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재무제표 대상 기업에 대한 요건을 기존 자산 규모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그 의무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대해 박 회계사는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앉아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투자자로서 답답할 수 밖에 없다"고 내실화된 제도 및 감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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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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