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유럽 3개국 순방에 맞춰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라는 성과물 도출을 위해 정부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ㆍEU FTA는 지난 4월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최종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핵심 쟁점인 관세환급을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타결이 미뤄졌다. 관세환급은 수출용 상품의 부품이나 원자재 수입때 매겼던 관세를 완제품으로 수출할 때 돌려주는 제도로 한국은 찬성하지만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은 대체로 꺼리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 FTA 타결을 목표로 EU 측와 막판 협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은 역시 관세환급.정부의 막판 노력이 효과를 거두면 유럽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스웨덴에서 구두타결 선언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EU 회원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타결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EU 내부의 이해관계와 갈등 조정, 촉박한 시간 탓에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때문에 이번 순방 기간 중 FTA 외교에 주력했다. 특히 첫 방문지인 폴란드에서 FTA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한국과 EU 양측의 윈윈 효과를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7일 '유로뉴스(EURO News)'와 가진 인터뷰에서 FTA 문제와 관련, "대략적인 내용은 합의됐다. 몇몇 개별국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일만 남았다"며 "가능하면 올 7~8월 중에 최종 합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웨덴에서 구두타결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자동차 문제로 유럽이 보호주의를 배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한ㆍEU 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유럽차 수입이 더 늘어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ㆍEU 양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지원은 성과가 있었다.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한ㆍEU FTA가 체결된다면 양국 경제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고 밝힌 것. FTA에 대한 폴란드의 부정적 시각에 비춰보면 의미있는 진전인 셈이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한ㆍEU FTA 체결을 위한 여러 고비 중 산 하나를 넘은 셈"이라며 "이면에서 긴박하게 전개된 FTA 전선에서 이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폴란드에서 거둔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부대변인은 "우리 측은 현재 한ㆍEU FTA 체결 타결을 목표로 EU 측과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EU 집행위가 회원국들을 접촉해 각 나라의 최종 입장을 타진 중이다. 일부 국가가 완전히 동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인 설득과 설명과정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미국이나 칠레 등 단일국가와의 FTA 협상과는 달리 EU의 경우 여러 국가가 참여하고 있어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3국은 FTA 문제에 부정적이다. 이 대통령이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방문한 것도 한ㆍEU FTA 타결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바르샤바(폴란드)ㆍ로마(이탈리아)=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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