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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그림 놓쳐..전체 경기회복 추세 놓치지 말아야

"잘 나가다가 한 문제에서 막히는 바람에 다른 문제를 못풀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다 아는 문제였는데.."
학창시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이런 변명을 하는 친구들은 어딜가나 꼭 하나씩은 있었던 듯 하다.
문제 하나가 잘 안풀려서 거기에 매달리다보니 결국 나머지 문제들을 풀 시간이 부족해 전체 시험을 망쳤다는 것이다.

학창시절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종종 이런 경험을 한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이지만, 작은 것에 집착하다보니 결국 큰 그림을 놓치는 일이 있다. 시험 끝나고 하는 변명처럼 정말 나머지 문제를 다 알았다면 하나를 틀리고 좋은 점수를 받았을 수 있었지만, 작은 변수 하나에 그 기회를 잃은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이같은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날 뉴욕증시가 그랬다.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자 주식시장은 전날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소비자신뢰지수가 소폭 하회했다는 것에 집착하다보니 전체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는 놓치는 것이다.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다소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경기는 둘째 치더라도 국내경기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경기선행지수다.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전년동월 기준으로도 2.6%를 기록, 2개월째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경기선행지수를 예측하는 지표 중 하나인 고역조건 대용치(환율상승률-유가상승률)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선행지수가 말 그대로 선행지수, 즉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선행지수가 개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동행지수 역시 개선되고 있는 것이 진정한 경기회복 신호인 셈이다.
동행지수 역시 개선되는 흐름은 나타난다. 5월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도 지난 2월을 저점으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2분기 연속 일관된 흐름을 보일 때 경기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일관된 흐름은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음을 반증하는 증거가 된다.

전날에는 미국의 소비 심리가 변수가 됐지만 소비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은 나타난다. 소비재 판매는 전년동월을 기준으로 5.1%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물론 정부의 자동차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정책의 효과로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소비심리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고, 주가 상승 및 주택가격 안정 등으로 자산효과가 일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소비 회복 추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렇다.
기대했던 기관의 윈도드레싱 효과는 미미했지만 기관의 추가적인 매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펀드 환매에 대비해 기관이 보유하는 현금의 비율은 0~5% 정도다. 하지만 현재 기관은 9%의 현금을 보유중이다. 투신의 누적 순매수 역시 최근 4년래 최저치를 기록중이다. 조정시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임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다우지수 및 S&P500지수 역시 전날에는 소폭 조정을 받았다고 하지만, 거래량이 수반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경기회복 시그널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이 흐름에서 제외되는 종목의 주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테마주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경기회복과 함께 기업이익 역시 성장할 수 있는 종목이 긍정적이며, 이는 2분기 실적시즌이 중요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을 듯 하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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