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석유자원 국유화 이후 30여 년만에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권에 대한 입찰이 실시됐다.
이라크 내 바이 하산, 키르쿠크, 마이산, 루메일라, 웨스트 쿠르나, 추바이르 등의 6개의 유전과 악카스, 만수리야 등 2개의 가스전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국제입찰에서 외국기업들이 이라크 정부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거부하며 입찰대상 8곳 가운데 1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전과 가스전에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유일하게 이번 입찰에서 사업자를 찾은 곳은 '루메일라' 유전으로 영국의 BP와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이 유전의 개발사업권을 획득했다.
BP 컨소시엄은 당초 배럴당 3.99달러의 서비스 수수료를 요구했으나 사업권 확보를 위해 이라크 정부가 제시한 배럴당 2달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중국 미국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한국 등의 석유기업들은 각각 서로 다른 유전에 대한 입찰에서 이라크 정부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거부했다.
한국가스공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추바이르' 유전 입찰에서 이라크 정부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 SINOPEC(中), Eni Medio Orient SpA(伊), 옥시덴털 페트롤리엄(美) 등으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이라크 정부에 서비스 수수료로 배럴당 4.8달러를 요구했지만, 이라크 석유부는 단 2달러를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CNOOC와 SINOPEC은 '마이산'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대해 배럴당 25.4달러의 서비스 수수료를 요구했지만, 이라크 정부는 배럴당 2.3달러를 제시해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미국의 코노코필리스도 '바이 하산' 유전에서 배럴당 26.7달러를 요구했지만 이라크 정부는 배럴당 4.0 달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웨스트 쿠르나' 유전에서도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쉘이 배럴당 4.0 달러를 요구했지만, 이라크 정부는 배럴당 1.9달러를 제시해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국제 석유기업들은 이번 입찰이 '생산분배 계약' 방식이 아닌 '서비스 계약'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사업권을 얻더라도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이라크 진출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치안불안 등 사업참여에 따르는 리스크들을 조심스럽게 저울질해 왔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