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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못 올라갈 나무는 사다리 놓고 올라간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2초

- 경제레터 500회를 맞으면서



가로등 청소만하는 40대 중년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가로등을 닦으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일에 짜증이 났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일만 계속해야 했으니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직업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를 찾아가 상담을 했습니다.

“자네, 그 일 말고 잘하는 일이 있는가?”

“없네.”

“그러면 말이야. 자네가 가로등 청소를 하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

“그거야 밤거리가 밝아지니까,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겠지.”“그럼, 자네는 가로등 청소부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어두운 세상에 빛을 주는 사람이네.”

“!!!”

그 후 그는 스스로를 어두운 세상에 빛을 주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가로등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행복 세일즈’를 쓴 김용일(재정설계사)씨는 이 사례를 들며 자기직업에 대한 철학의 중요성을 얘기합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바꾼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지금 좌절과 역경을 이겨낸 보험업계의 신화라는 닉네임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어떤 직업도 자신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면 싫증이 나고 짜증스러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매일 하는 일이 짜증스럽고, 무기력증으로 일관하다보면 ‘나는 불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삶의 동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지만 일이 즐겁습니다. 매일매일 하는 일이 즐겁고,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만족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생각의 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덧셈인생이라 합니다. 덧셈인생을 사는 사람은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고, 인생을 성공적으로 꾸려나가기 쉬운 것입니다.

반면 뺄셈인생을 사는 사람은 그만큼 스스로 손해를 자처하면 살아가고 있다는 말과도 같지요. 가로등을 청소하는 사람과 세상에 빛을 주는 사람의 차이가 이렇게 큰 셈입니다.



‘권대우의 경제레터’. 오늘로 500회를 맞았습니다. 2년 동안 휴일을 제외하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독자여러분을 찾아갔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매일 주제를 찾는 작업도 그랬지만 좁은 소견, 무딘 필력으로 독자 앞에 선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쉬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부여된 역량이 그것밖에 되지 않지만 매일 아침 같은 이슈를 놓고 함께 생각한다는 것이 저에겐 행복이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로등 청소지만 그 일로 인해 밤거리가 더 밝아지고, 그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매일 새벽잠을 설쳐도, 즐겨하던 술 습관을 버리면서도 그런 이유 때문에 행복지수는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힘이 들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마음을 지배해도 이 일을 계속해 올수 있었던 것은 독자 여러분의 끊임없는 격려와 채찍질 때문이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준 ‘러브마크’가 저에겐 보약이 됐고, 튼튼한 체력이 됐습니다.



그 사이에 5권의 책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꿀벌은 꽃에 상처를 주지 않는다’ ‘굿바이 월스트리트’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황소걸음처럼’ ‘동물과 광대가 없는 서커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가 몸담고 있는 아시아경제신문, 이코노믹리뷰와 광남일보는 정상을 향한 문턱을 이제 막 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부문은 경제매체 ‘빅3’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이 얼마나 컸던가를 알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충무로 신사옥이 완공되는 11월이 되면 아시아미디어그룹은 항상 독자여러분 곁에서 성공을 돕는 매체로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분수에 넘치거나 힘에 겨운 시도는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들은 못 올라갈 나무는 사다리 놓고 올라가라는 말을 합니다. 마음을 먹고 열정을 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나에게 숨겨진 핵심가치가 무엇일까, 내가 속한 조직의 핵심가치가 무엇일까, 이를 찾아내고, 그 핵심가치를 발휘하기위해 열정을 쏟아 붓고, 노력을 더한다면 그게 바로 사다리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시아미디어그룹과 ‘권대우의 경제레터’는 앞으로도 그런 핵심가치를 찾아내 못 올라갈 나무를 올라가는 사다리역할을 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이코노믹리뷰 회장 president@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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