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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짙어지는 의구심

엇갈리는 경제지표 등장은 추세적 개선이 아니라는 뜻..변동성 여전히 커

"요즘같은 때는 정말 갑갑합니다. 주가가 좀 오르나 싶으면 뭔가가 뻥뻥 타지고, 그렇다고 시원하게 조정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사들일텐데 제대로 빠지지도 않고..투자하기 참 힘듭니다"
한 전업투자자의 하소연이다.

최근 들어 코스피 지수는 1400선에서 꽉 막힌 느낌이다. 벌써 한달 째 140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각종 경제지표나 수급여건 등 뭐 하나라도 시원하게 한 방향으로 나타나면 좋으련만, 각종 경제지표는 호재와 악재 사이를 넘나들며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수급 여건도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전망도 180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긍정적인 경제지표에 주목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 역시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경제지표에 주목하며 기대감과 펀더멘털의 괴리감으로 인해 주가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냉혹한 의견도 나온다.
어느 것도 옳다 틀리다 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일례로 지난 금요일 미국의 고용지표 역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했고, 결국 뉴욕증시 역시 혼조세로 마감하게 됐다.
먼저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자의 감소폭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현저하게 줄었다. 경기회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침체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낳게 한 대목이다.
하지만 실업률은 26년만에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아직 갈길이 멀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서로 엇갈리는 경제지표의 경우 어느 편이 옳다고 쉽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추세적인 전환은 아니라는 점이다. 추세적으로 경기회복 혹은 경기침체 완화가 뚜렷하다면 엇갈리는 경제지표가 나올리 만무하다. 따라서 일치한 경제지표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추세적인 반전이 아닌만큼 쉽사리 기대감을 안을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고용지표의 경우 GM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더욱 그렇다. 미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동차 업계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GM의 파산 보호신청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계기로 시작된 금융 구조조정으로 인해 1월에 고용 감소가 피크를 이루었다면, GM 파산보호 이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고용 충격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제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단계인데 고용감소의 정점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의 위축은 소비 회복과도 무관치 않다. 과거의 사례를 되돌아보더라도 고용시장이 바닥을 찍었다고 곧바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며, 실제로 바닥을 찍었는지 아닌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의 소비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국제유가의 상승 역시 국내증시에는 호재로만은 볼 수 없다.
지난 5일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세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장 중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유가상승에 대해 경기회복의 신호라고 보는 시각도 많지만,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그리 반가운 손님만은 아니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면 국내 무역수지가 흑자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환율 및 물가안정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했던 만큼 주식시장 및 국민들의 소비 심리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급여건 역시 어느 한 쪽의 뚜렷한 시각을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략 2만1000계약까지 매도포지션을 늘렸고, 매수차익잔고 역시 이전 3월 만기일 수준을 하회한 만큼 추가적인 차익매물 출회에 따른 부담은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순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국내증시의 경우 여전히 대내적인 변수가 돌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선물 순매수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기가 어렵고, 또 돌아선다 하더라도 국내 증시의 강한 반등을 이끌기를 기대하기는 다소 무리다.
결국 오는 11일로 예정된 선물옵션동시만기일(쿼드러플위칭데이)까지는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국내증시는 지난 3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제는 그 기대감을 현실이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제히 개선된 지표를 보여줘도 가파르게 올라선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엇갈리는 지표가 등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짙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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