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갖가지 '테마주'들이 난립하며 그야말로 테마주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대통령 말 한마디, 국내외 뉴스 등에 일일이 반응하며 각종 테마주가 형성됐다, 사라지기 일쑤다.
가장 최근에 형성된 테마주는 요트마리나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3일 개최된 '경기국제보트쇼, 세계요트대회' 개막식에서 "해양레저산업은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중요한 신성장동력"이라고 밝힌 것이 테마주 형성에 불을 지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형 선박용 엔진사업 및 태양광발전 시스템업체인 서울마린 주가가 장중 한때 13.72%나 급등한 것을 비롯해 삼영이엔씨와 하이쎌도 각각 10.61%, 8.81%나 뛰었다. 삼영이엔씨는 유럽 최대의 레저보트 장비업체의 자회사(Plastimo)와 레저보트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조선기자재 전문업체며 하이쎌은 요트 제조업체인 현대요트와 특수선박 제조기업인 현대라이프보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위력은 하루도 지속되지 못했다. 가격제한폭 직전까지 치솟았던 서울마린은 5.78%에 장을 마쳤고 삼영이엔씨와 하이쎌도 각각 4.88%, 0.52%로 마감,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최근 잠잠했던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관련 백신 테마주도 전염병 경보가 최고 단계인 6단계(대유행)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도에 다시 힘을 받았다. 지난 3일 중앙백신 대한뉴팜 중앙바이오텍 등 일단 관련이 있다 싶은 백신 종목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뛴 것. 백신주는 당초 신종플루의 최대 수혜주로 여겨졌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신종플루의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보도 등에 맥이 빠진 바 있다.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단타성 테마에 이어 최근 장기 테마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수소주다. 지난 2일 전일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수소에너지 기술을 극찬했다는 발언에 이엠코리아 HS홀딩스 등 관련주들이 상한가 랠리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테마주들의 극성이 증시 약세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시장 유동성은 넘치는 상황에서 증시를 이끌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자 각종 단타성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라며 "업종대표주에서 테마주로 시장중심이 옮겨가는 최근 현상이 증시 약세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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