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증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정치적 사건의 경우 경제와 직접 관련이 약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는 유례가 없는 일이므로 과거 사례와 견주긴 어렵지만 정치적 요인이 기업 펀더멘털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일이 투자심리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례로 1994년 7월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사건은 전 세계를 뒤흔든 뉴스였지만 당시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0.79%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 3월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에도 코스피 지수는 2.4% 하락하는데 그쳤다. 정치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경우도 있다. 2002년 6월29일 0.47% 상승으로 마감한 서해교전이 대표 사례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라는 것은 결국 기업 가치의 반영이다"며 "한국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심리같은 것에 기업 가치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에 따라 "미국 및 유럽 정부가 금융기관이 안정됐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신용평가기관에선 논박이 많다"며 "증시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영향보다는 이런 점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사회 갈등이 심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은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이번 사건이 사회갈등이 격화되는 시나리오로 흘러갈 경우 외국인들이 일시에 한국시장에서 탈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며 "사회통합을 위한 정부의 후속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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