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유난히 '최초'란 수식어가 많았던 그는 죽음마저 스스로 선택한 첫 대통령이 됐습니다. 전국은 애도의 물결입니다. 외진 봉하마을에는 주말 14만명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시청앞 덕수궁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분향소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원망하지 마라."
노 전대통령은 유서에서 이렇게 당부했지만 그의 죽음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릅니다. 격앙된 반응이 이곳 저곳에서 여과없이 터져나옵니다. 봉하마을에서는 조문하러 온 여권 인사들이 수난을 당했습니다. 당국은 벌써부터 지난해 6월의 촛불 정국을 의식하는 듯 합니다. 덕수궁 앞에 마련된 분향소는 전경버스와 전경들로 겹겹이 둘러싸였습니다.
고인이 원했던 원치 않았던 그의 장례(29일로 추정) 기간을 전후로 다시 한번 시민사회와 현정부가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들이 나옵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문패를 검은색으로 바꾸고, 하얀 조화를 장식한 국내 대표 포털들에 벌써부터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고라'=돈은 네이버(NHN)의 검색서비스가 압도적으로 잘 벌지만 네티즌의 여론은 다음 '아고라'가 중심이란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촛불정국때 이 아고라 덕에 다음은 많은 방문자를 받았지만 그만큼 아픔도 많았습니다. 경쟁사들이 보름동안 받은 세무조사를 몇달동안 받는 등 속앓이가 많았다고 합니다.
다음은 1년여만에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티즌의 폭주와 당국의 간섭이라는 양날의 칼을 다시 쥐게 된 것이지요. 증권가의 다음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입니다.
'이상 기변은 있으나 봄은 다시 온다'며 '매수' 추천하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돈을 보여달라(Show me the money)’며 지금도 비싸다고 외면하는 증권사도 적지 않습니다. 목표가의 차이도 천양지차입니다. 4만8000원(동부증권)을 제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현주가보다 1만원이나 싼 2만5200원(메리츠증권)을 고수하는 곳도 있습니다.
긍정론의 대표주자 동부증권은 1분기 저점을 확인했고, 2분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2위 포탈 사업자의 전략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목표가 4만5000원을 제시하고 있는 대우증권도 글로벌기업, 거대 통신사 포털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2위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NHN과 비교해 트래픽 가치나 경기 호전을 가정한 잠재 수익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주목했습니다.
'중립'도 아닌 '매도(Sell)' 의견을 내놓은 메리츠증권은 경기침체에 취약한 매출구조에 불안정한 영업비용 구조를 가졌다고 직격탄을 날립니다. 2분기 실적개선은 계절적 성수기에 1분기 극도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고 분석합니다. 다음이 신성장동력으로 투자하고 있는 동영상, 지도서비스 등의 분야는 매출은 미미한 반면 이와 관련한 콘텐츠 조달료 등 비용은 경기침체기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고정투자비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목표가 2만7000원의 미래에셋증권은 성장모멘텀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침체된 광고 시장을 감안할 경우 단기간에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아프리카'=지난해 촛불정국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서비스는 인터넷 개인방송국 '아프리카'입니다. 아고라가 원체 지명도가 있었던데 반해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촛불정국에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프리카를 서비스하고 있는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가 20여년만에 큰 집 구경을 하기도 했지만 나우콤과 아프리카의 명성만은 확실히 증시에 각인이 됐었습니다.(문 대표는 80년대 운동권의 대부로 불리던 인물입니다.)
나우콤은 지난해와 달리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면서 증시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분석보고서 하나 나오지 않던 지난해에 비해 지금은 버젓이 목표가까지 제시된 보고서도 있습니다. 시가총액 600억원 규모의 기업치곤 꽤나 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분석보고서를 낸 굿모닝신한증권과 대우증권은 모두 목표가를 5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주말 주가 3570원에 비해 40%나 상승여력이 있는 가격입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보안 호조속 게임과 UCC 매출확대로 실적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분기 실적과 관련, 보안과 인터넷의 계절성 보완효과로 안정된 실적을 지속했다는데 점수를 줬습니다.
2007년말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업체인 윈스테크넷과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나우콤(舊)이 합병한 이 회사가 보안사업의 계절성(비수기 1분기, 성수기 4분기)을 인터넷사업의 방학효과(성수기: 1분기, 3분기)를 통해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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