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150,202,0";$no="200904080941168455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개를 숙였다. 재임 시절 도덕성을 최대 무기로 내세웠던 노 전 대통령 역시 검은 돈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노 전 대통령은 7일 홈페이지 사과문을 통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향후 검찰수사로 정확한 진상이 드러나겠지만 참여정부의 도덕성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을 하다가 걸리면 패가망신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봉하대군'으로 불린 형 건평 씨는 물론 오른팔, 외팔이라던 측근 실세에 이어 조카사위까지 줄줄이 비리 혐의에 연루됐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 본인이 비리의 몸통이라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 정치는 또다시 부끄러운 비극을 되풀이하고 있다.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조성, 퇴임 후 철창 신세를 졌다.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도 직접 돈을 받지는 않았지만 재임 중 아들의 구속은 물론 측근들의 비리사슬을 끊지 못했다.
왜 우리는 '지미 카터'와 같은 전직 대통령을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중 인기는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는 퇴임 이후 더욱 빛났다. 국제분쟁 조정과 민주주의를 위한 활발한 활동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민주화 20년과 10년 만의 정권교체 이후 우리 국민은 지미 카터와 같은 전직 대통령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깨끗한 정치를 강조해왔던 노 전 대통령마저도 검은 돈의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광경을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아름다운 4월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참담한 말로에 국민들의 마음은 심란하기만 하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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