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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논란③]무분별한 표절 시비, 창작자 가슴 멍든다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지난친 표절 시비는 오히려 창작자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표절은 뿌리뽑아야 할 명백한 범법행위임에 틀림없지만, 일부 네티즌의 무분별한 표절 시비는 의미 없는 논란과 창작자들의 마음 고생만을 촉발시킬 뿐이다.

최근에는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우머나이저'와 흡사하다는 일부 네티즌의 의견이 심각한 표절 시비로 확대돼 언론에 기사화된 바있으며, 다비치의 '8282'도 영국가수 미카의 '해피엔딩'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가수 측이 해명에 나서야 했다.

이외에도 트렌디한 거의 모든 신곡들은 해외 곡들과 엮이다시피 해서 가수가 진땀을 빼야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누구나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멜로디 표절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하다고 공격하는 게 대부분의 사례다.

실제로 작곡가가 대상곡을 참고했는지 여부는 쉽게 판별해내기 어려운 대목이다. 깐깐하고도 가혹한 시비를 통해 진짜 '비양심'적인 작곡가를 추려낼 수는 있겠지만, 이를 위해 양심적인 창작자들의 의욕까지 꺾으니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창작자 및 가요관계자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표절 시비로 때아닌 곤욕을 치른 바있는 가요관계자 A씨는 "처음 온라인 상에서 표절 여부를 묻는 게시글을 보고 황당해서 무시했었다. 그런데 '비슷하게 들리지 않나요?'라는 글이 표절 시비로 번지더니, 어느새 표절로 기정사실화 돼버렸다"며 표절 시비 논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그 표절 시비 대상곡은 너무나 유명한 노래였다. 작곡가가 바보가 아니고서는 그 곡을 표절할 리가 있겠느냐"고 억울해 하기도 했다.

창작자들은 공통적으로 '네티즌의 음악을 듣는 귀가 발달했다 해도 그들이 전문가는 아니다'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유명 작곡가 B씨는 "사실 네티즌이 해외 곡들을 자주 접하면서 (음악을) 듣는 귀가 발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표절 시비에 있어 비전문가적으로 접근했으면서, 마치 전문가인 양 나서는 것은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쏘리쏘리'와 '우머나이저'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음악이 리듬 위주로 가는 게 트렌드다. 두 곡은 같은 트렌드 안에 속하는 곡일 뿐 표절은 아니다. 전문가라면 알 수 있다. 내가 '쏘리쏘리'를 만든 당사자라면, 꽤 억울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외국곡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니, 신경 안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가요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이보다 조금 더 격한 상태다. 가요 매니저 C씨는 "곡 흐름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니 뭐니 하는데, 그러면 줄거리 비슷한 로맨틱 코미디는 서로 다 표절한 것이냐. 아무리 익명의 공간이지만 좀 제대로 알고 표절을 논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최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곡가 D씨도 "네티즌들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할 일이 없어서 그런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 음악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데, 굳이 끌어내리려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 딱히 대응해줄 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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