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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김연아와 코스닥 양강

직장인이 가장 싫어한다는 일요일 저녁. 9시 뉴스엔 모처럼 기분좋은 소식이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모 공중파 방송은 이 내용으로만 방송시간의 절반 이상을 채운 느낌이었습니다. '더블 악셀', '트리플 루프' 등 생소한 피겨 기술들이 공중파 방송 뉴스에 별다른 설명없이 소개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언제부터 피겨스케이팅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국민이었나?'는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WBC 야구대회가 끝났을 때 인터넷에선 "곧 김연아가 우승해 복수해 줄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일반국민들에게 생소하기만 했던 피겨를 마치 전국민의 스포츠로 오인(?)하게끔 한 것은 김연아 선수의 탁월한 실력과 성적때문일 것입니다.

지난주 금요일(27일) 코스닥에선 한바탕 대장주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들어 1위자리를 굳히는 것처럼 보였던 셀트리온을 서울반도체가 일시적으로 제친 것입니다. 이날 신고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서울반도체가 장 후반 하락반전하고, 장초반 지지부진하던 셀트리온이 힘을 내면서 서울반도체의 대장주 등극은 실패했지만 그 가능성은 확실히 확인시켜준 하루였습니다.

코스닥 대장주 다툼을 벌이는 두 종목은 바이오와 발광다이오드(LED)라는 테마의 대장주이기도 합니다. 셀트리온은 황우석 박사와 함께 한때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 1등공신 대접을 받다 몰락한 바이오 테마를 되살리는데 앞장 선 종목이고, 서울반도체는 올들어 가장 빛을 발하고 있는 LED 테마의 지존입니다. 피겨의 김연아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두 종목으로 인해 바이오 테마와 LED 테마가 다른 잡주테마와 차별화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울반도체와 LED=서울반도체는 지난 27일 장중 3만435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1조7000억원을 넘는 괴력을 보였습니다. 9월초 6600원, 지난 연말 종가 8880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비교적 최근 나온 한화증권의 목표주가 3만7000원을 제외하곤 다른 증권사들의 목표치는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며 추가상승을 즐겨도 좋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번 불붙은 상승탄력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2007년 NHN이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설 때도 증권사의 목표가를 한발 앞서 뛰어넘고, 애널리스트들이 뒤늦게 목표가를 올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긍정론자들은 아마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미친 듯 오를때 '시장가' 주문을 내면 꼭 그 가격이 단기 상투이듯이 너무 급하게 따라가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참고로 26일 서울반도체가 13% 이상 오를때 '쌍끌이'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과 기관은 27일 신고가로 치솟을때 나란히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이달 중순까지 거침없이 오르던 LED 테마는 최근엔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증권사 보고서는 월초까지 칭찬과 숨은 종목발굴 위주더니 서서히 기대가 과도하다는 내용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LED주들의 움직임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종목별로 개별약진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LED 테마는 계속 확장중입니다. 제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LED 테마군으로 설정한 종목수는 월초 10여개에서 한달이 안돼 30개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LED 회사에 투자, LED를 사업목적에 추가, LED 회사와 제휴 등이 쉬지않고 테마군을 확장시킨 것입니다.

이는 LED 시장이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다른 기업과 차별성이 없는 기업이라면 LED 시장 확대의 수혜를 받는 것도 한계가 분명할 것입니다. '우리도 LED 한다'는 구호만 믿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셀트리온과 바이오=지난해 12월초 6000원대에서 랠리를 시작해 2월 중순 1만7000원대까지 갔던 셀트리온은 이후 1만2000원에서 1만6000원대의 박스권으로 움직이는 양상입니다. 시총이 1조6000억원이 넘는 코스닥 대장주라지만 셀트리온은 보고서를 낸 증권사가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은 베일에 가려진 종목입니다.

그나마 현주가는 최고목표가와 차이도 별로 없습니다. 셀트리온 최고 목표가는 우리투자증권이 제시한 1만8000원입니다. 한화증권 제시가격은 1만2000원입니다. KB투자증권은 아예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KB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CMO(Contracted Manufacturing Organization) 부문의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자체 개발판매 예정인 바이오시밀러의 성공가능성은 미지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게 KB투자증권 우려의 핵심입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 부문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그런데도 목표가가 1만8000원이니 1만5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현주가 수준에서 과감한 베팅을 할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최근 바이오 테마의 양상은 개별 재료에 따라 개별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황우석 박사가 뜨면 황 박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줄기세포 연구기업이란 이유로 산성피앤씨가, 복제돼지를 연구한다는 이유로 조아제약이 뜨는 상황은 다행히(?) 재연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 후반 바이로메드가 유전자치료제 관련한 증권사의 호평에 급등하고, 알앤엘바이오가 자사의 줄기세포 치료법이 미국언론에 집중조명되면서 급등하는 식입니다. 개별 재료가 나올만한 기업이 싸졌을 때를 기다려 매수했다가 급등할때 파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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