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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얼, 이제 브랜드로 승부건다

비공개회의서 밝혀...제조에서 마케팅으로 비즈니스모델 대전환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업체인 하이얼(海爾)그룹이 비즈니스모델을 제조에서 마케팅으로 전환하기로 함에 따라 가전산업의 경쟁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이얼의 장루이민(張瑞敏)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공개회의를 통해 회사는 제조기업에서 마케팅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며 생산부문은 아웃소싱하고 연구개발(R&D)ㆍ브랜드ㆍ유통ㆍ서비스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경쟁력으로 제조부문을 핵심역량으로 삼고 있는 중국업체가 비즈니스모델을 선진국형인 마케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처음있는 사례다. 하이얼은 그만큼 글로벌 브랜드간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고가전략으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이다.

2002년 이후 7년간 중국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하이얼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을 기폭제로 '해외에서도 브랜드로 승부 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얼은 지난해 전년대비 8% 증가한 1220억위안(약 24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160개국에 영업망을 갖춘 명실공히 중국 제일의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냉장고 1200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중국 가전업체 가운데 판매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하이얼이 처음이다.

장 회장은 기술혁신과 산업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제조분야의 아웃소싱이 전제돼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얼은 기존사업 부문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조부문 아웃소싱은 점진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우선 삼포(聲寶)ㆍ바오청(寶成) 등 대만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업체와 합자관계를 유지하되 궁극적으로는 관련 지분을 모두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삼성경제연구소의 이강(李剛) 수석연구원은 "하이얼의 전략적 전환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수익률 저하에 직면해온 중국 가전산업이 OEM 협력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오다 이번에 하이얼이 전략적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얼의 매출 대비 순익률은 1.8%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를 모색하는 하이얼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이얼의 전략 변화가 업체사정과 시장상황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내 도시 가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농촌시장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고가전략을 선택한 하이얼이 승부수를 던지기에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인 가전업체들과 가격이 아닌 브랜드로 경쟁을 한다는 것은 당분간 하이얼로선 무리수일 수 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인력 재분배나 OEM업체 물색 등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하이얼의 성공여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가전시장에서 가격우위로 시장을 점유하는 기업환경이 단기간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웃소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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