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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아무나 아스피린? 오히려 화 부른다

나이도 그렇고 혈압도 좀 높고, 게다가 담배까지 피는데 나도 아스피린을 먹어야 하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는 아스피린의 '획기적' 효능에 관심이 높다. 아스피린을 '국민약'으로 승화시키려는 판매사들의 대대적 마케팅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미국 의학계가 복용대상을 확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민이 더해진다. 과연 아스피린은 현대 성인의 필수품일까?

◆아스피린 지침 개정…어떤 내용 담았나

아스피린을 어떻게 처방할 것인가에 대한 우리나라 기본 지침은 2002년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가 발표한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 이것이 최근 7년만에 개정됐다.

내용을 보면 사실 크게 달라진 게 아니다. 다만 아스피린 복용자에 대한 구분법이 보다 상세화 됐고, 특히 '여성'에 대한 정보가 많아졌다. 내용을 살펴보자.

우선 '심장질환 재발을 막기 위해 복용한다(2차 예방)'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여기에 1차 예방, 즉 심장질환이 처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지침은 ▲45∼79세 남성이 아스피린을 먹으면 심근경색(흔히 심장마비)을 예방할 수 있으며 ▲55∼79세 여성은 뇌졸중 위험을 줄여준다는 두가지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남성은 심근경색, 여성은 뇌졸중 효과이며 반대 경우는 성립하지 않는다. 예전 지침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았다.

다만 나이가 이보다 어리면 심장질환 위험이 적으므로 복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80세 이상도 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부작용 위험이 함께 커지므로 권장대상에서 제외됐다.


◆발병 위험 낮으면 복용대상서 제외

그렇다고 남자 45∼79세, 여자 55∼79세인 모든 사람이 먹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스피린 복용여부는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지침은 명시하고 있다.

근거는 향후 10년간 심장질환을 겪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가이다. 이에 대한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지침의 핵심 내용이다.

일례로 45∼59세 사이의 남성은 향후 10년간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4%가 넘을 경우 아스피린 복용 대상이다. 예전엔 10%였으니 복용 대상이 확대된 것은 맞다.

55∼59세 사이의 여성은 향후 10년간 뇌졸중 위험이 3%를 넘길 경우 추천대상에 속한다. 그렇지 않다면 나이가 많더라도 아스피린을 굳이 먹을 이유가 없다.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나이 뿐 아니라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 당뇨여부, 흡연여부 등을 합해야 한다. 이런 위험들이 복합적으로 심장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시된 계산법은 미국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란 사실도 참고해야 한다. 흔히 5%의 위험도가 나왔다면 한국인의 경우 이를 2∼3% 정도로 낮춰 바라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인만을 위한 공식은 현재 전문가들이 만들고 있으니 좀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 마냥 좋은 약이란 없다"

본인이 아스피린 복용대상이라 해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또 있다. 부작용이다.

이번 지침 역시 '아스피린으로 기대되는 이익이 부작용 위험을 능가할 경우'란 단서가 붙어있다. 아스피린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위장관 출혈이다.

아스피린을 먹으면 흔히 속이 쓰리다고 하는 경우를 말한다. 아스피린은 혈액이 응고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데 혈전이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이므로 혈전생성을 막아 질병을 예방해주는 원리다.

혈액 응고를 막으니 출혈이 생겼을 때 피가 잘 안멈추는 반대작용도 한다. 때문에 수술을 앞둔 사람은 아스피린을 먹으면 위험하다.

하지만 각 개인이 '위장출혈의 위험정도'와 '심장병 이익 정도'를 비교할 방법은 없다. 다만 관절염 환자와 같이 소염진통제를 상시 혹은 자주 먹는 사람은 위장부담이 가중되므로 아스피린 복용을 삼가는 게 좋다.

출혈 위험은 나이가 많을 수록 증가한다. 때문에 이번 지침은 아스피린의 이익이 손해를 능가하는 시점을 80세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스피린 역시 하나의 '약'이므로 효과에 대한 확실한 기대치가 없다면 되도록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 아스피린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10만 명 당 10.4명으로 소방관이 사망할 위험과 유사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드물지만 '라이증후군'이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두드러기 위험도 있다.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 여부는 전문가적 판단에 의해 개별화 돼야 하며, 특별한 질병이 없는 사람이 '예방적' 차원에서 스스로 구입해 임의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개인별 발병위험도 계산공식
http://healthlink.mcw.edu/article/923521437.html(관상동맥질환)
www.westernstroke.org/PersonalStrokeRisk1.xls(뇌졸중)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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