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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의 통화스와프 넋두리

시작도 안한 통화스와프 협상 놓고, 사전 억측 난무에 곤욕
일부 EU국가 항의 소동...관련 기사 모니터링 해서 본국에 송고



“통화스와프 협상은 제대로 시작도 못 했는데, '사실상 중단'이라고 보도된 것은 너무 앞서 가는 겁니다.”

1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기획재정부 김윤경 국제금융 과장은 하루 종일 통화스와프 협상의 진위를 묻는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G20재무장관 회의에서 윤증현 장관이 미국측에 통화스와프 확대 및 연장 여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과를 묻는 전화가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 협상조차 시작되지 않은 EU와의 통화스와프 협상이 중단됐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진위 파악을 위해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려댄 것이다.

정부가 외화 유동성의 추가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기는커녕 사전 검토 단계에 있는 일부 사안들까지도 마치 확정된 것 인양 일부 보도되면서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난처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 18일 일부 언론은 재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유럽과의 통화스와프 추진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정부가 최근 EU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시도했지만 동유럽발(發)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유럽 내 사정이 나빠져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고, 결국 정부도 “현실적으로 EU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접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이 G20회의에서 EU와의 통화스와프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건 맞지만, 시작도 하지 않은 EU와의 통화스와프를 ‘사실상 중단’이라고 한 건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그는 “설령 EU와의 통화스와프 논의가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서류에 실제로 서명할 때까지는 (보도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일부 EU국가가 국내기사를 모니터링 한 후 재정부에 항의를 한 사례도 적지 않다.

또 "EU의 경우 헝가리, 슬로베니아 등 일부 동유럽권 국가가 도산 위기에 직면해 상대적으로 외화유동성이 건전한 우리나라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 우리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국제통화시장에 유로화는 30%를 차지하며 달러와 다음인 중요한 위상을 보유해 스와프 체결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것. 문제는 협상이라는 것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패는 최대한 감추고 진행해야 하는 데 초장부터 이런 저런 얘기가 나돌면 협상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고 재정부 관계자는 토로했다.

2월 말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6위 규모인 2015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ㆍ중ㆍ일 3국의 중앙은행과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아울러 정부는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추가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이들 국가와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하거나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자꾸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 시장에 ‘한국의 외환사정이 실제론 더 안 좋은 게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환난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언론도)국익차원에서 봐줬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이규성 장용석기자 bobo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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