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당의 쟁점법안 처리가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문방위에서 고흥길 위원장이 미디어관련 법안을 '깜짝 직권상정' 한데 이어 지난 1차 입법전쟁을 야기시킨 한미 FTA 비준 동의안도 외통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민주당이 상정에 문제가 있다고 퇴장했지만 한나라당 의원과 친박연대 의원들은 동의안을 전체회의에 넘겼다.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동의안이어서 법사위를 거치지 않음에 따라 외통위 표결절차만 거치면 전체회의로 넘어가게 된다.
당초 한나라당은 선비준이 중요하다며 한미FTA 법안 처리 속도전에 나섰지만, 지난 1월 6일 여야 협의처리로 민주당과 합의한 이후 오히려 속도를 늦추면서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야당은 이럴거면서 외통위 폭력사태를 불러왔느냐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협의처리키로 함에따라 언제든지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어 미국내 상황을 주시하면서 결정하자는 쪽으로 선회했던 것.
하지만 경제계 요청이 거센데가 2월 임시국회도 한게 없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서둘러 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방위 미디어법안 처리와 연계해 보면 한나라당이 전방위 법안처리에 나섰다는 관측도 무리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집권 1년차를 맞아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끌어모은다는 것으로 국회가 더 이상 경제회생의 걸림돌이 되서는 안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속도전이 가져올 부작용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지금 경제상황에서 이것저것 다 고려해서 할수는 없지 않느냐" 면서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어도 지금은 돌파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고 말했다.
정체된 법안을 속도전으로 통과시키면서 파생되는 부작용은 책임지고 가겠다는 것이지만, 당장 정치권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당장 민주당은 미디어 법안의 상정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으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남은 임시국회 일정을 모두 보이콧 하는 등 초강경 수단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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