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과거 스웨덴의 금융위기 대응책을 발판 삼아 국내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불안정한 대외변수들을 잠재울 수 있을까.
동유럽 발 제2차 금융위기 가능성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씨티그룹 국유화에 대한 논란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어 코스피 급락과 환율 급등을 동시에 시현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25일 당분간은 박스권 하단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 보다는 미국 증시의 움직임과 국유화 논의의 결정 과정 같은 대외 변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에 형성된 박스권 하단이라는 가격적 측면에서의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지만 현재 지수 방향성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외국인의 수급과 환율 움직임이 국내 보다는 대외 변수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대외 불안 요인 중 하나인 미국 금융기관의 국유화 문제는 그 결정 과정과 향후 예정돼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진행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스웨덴 방식과 같은 합리적인 대응책을 도입해 국유화 문제를 진행한다면 중장기 적으로 금융시스템 전반의 신용리스크를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스웨덴 방식과 같은 합리적인 대응책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과거 스웨덴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응하면서 역점을 두었던 것은 부실자산과 우량자산의 공정한 가치평가 및 경영 정상화 계획에 대한 엄밀한 검증이었다. 또한 부실처리 기관을 운영하는데 있어 구성 인원을 기존 금융기관 등에서 충원하는 방안을 택했고 자산의 처리에 있어서도 부동산 시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신속한 처리를 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금융기관 국유화라는 방안을 선택해 금융위기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하더라도 스웨덴을 따라가려면 아직 많은 진행과정을 거쳐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위기 대처에 있어서 미국 정부의 시간적인 지연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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