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김부원 기자]예쁜 멜로디와 톡톡 튀는 리듬, 그리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반복된 후렴구의 노래들. 최근 가요계를 뒤흔드는 이같은 노래들도 물론 좋다.
그래도 가끔은 미친듯 고함도 치고, 땀이 흐를 정도로 몸부림치면서 강한 록음악에 흠뻑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록밴드 레이니썬의 소망은 어찌보면 아주 소박하다. 과거보다 열기가 다소 수그러든 록신으로 남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싶다는 것.
공연현장에서 강하고 어두운 음악에 맞춰 함께 거칠게 뒹굴면서 소리치고 놀아줄 남자관객들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귀곡 메틀'이란 독특한 스타일의 음악을 구사하는 4인조 록밴드 레이니썬(정차식, 김태진, 최태섭, 김대현)이 4집 앨범 'ORIGIN'을 들고 돌아왔다.
다시 한번 강한 록음악의 반격을 바라는 듯 이번 앨범은 2집과 3집에 비해 한층 강렬하고 거칠어졌다. 앨범 타이틀이 'ORIGIN'인 이유도 짐작이 간다.
"2집과 3집 앨범에선 우리들이 음악적으로 조금 돌아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은 좀 더 직선적이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초기질도 느껴지는 앨범이죠. 물론 우리가 절대 마초는 아니에요."(웃음)
많은 대중가수들이 가요계의 변화 또는 획일화, 심하게는 퇴보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듯 레이니썬 역시 최근 록신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언제부턴가 홍대 록신이 말랑말랑해졌어요. 모던록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밴드들이 그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이죠. 록밴드들도 너무 트렌드만 따라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네요. "
이어 남성 록마니아들이 강렬한 록을 부활시키는 데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물론 레이니썬은 록밴드로서 그들을 열광시킬 준비와 각오가 돼 있다는 설명과 함께.
"얼마전 노이즈가든의 고별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했어요. 그런데 당시 남자 관객이 95%는 되더군요. 밴드와 관객들이 한데 어우러진 열광적인 공연이었어요. 레이니썬도 이번 앨범으로 많은 남자 관객들을 다시 록신으로 끌어들일 거에요."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인 '그 후로 오랫동안'과 '재' '장마' 등 세 곡을 제외한 열 곡이 모두 영어제목과 가사로 돼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2집과 3집에서는 한글가사의 곡이 많았어요. 이번에 영어가사를 많이 쓴 것은 외국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 거죠. 하지만 레이니썬 색깔의 음악을 구사하는 데 한글가사로는 표현에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또 이젠 대중적 취향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을 만들다보니 한글가사를 써야 한다는 압박도 덜 느끼게 됐죠."
아울러 많은 록밴드들이 꾸준히 음악활동을 이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금도 록밴드들은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느냐는 거죠. 진득하게 오래가는 밴드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록음악 특유의 '터지는 사운드'를 함께 즐길 수 있기 바랍니다."
한편 레이니썬은 3월 7일 부산의 클럽 '무몽크'에서 단독공연을 개최하며, 5월 중 서울에서도 단독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김부원 기자 lovekb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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