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더 100人에 묻다] 부동산
"미분양 아파트 문제 우선 해결돼야"
주택경기 올 하반기 살아날것 - 49%
규제완화를 모토로 내건 MB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난 1년 시장냉각을 일정부분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눈에 띄게 불어난 미분양주택률은 원활한 시장형성의 장애물이 됐고, 앞으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각계 인사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오피니언 리더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중 가장 잘한 것은 규제완화라고 평가했다.
이 중에서도 부동산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해제한 것을 가장 적절한 정책으로 꼽았다. 반면 가장 잘못한 일은 미분양주택이 증가한 것으로, 이를 해결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규제완화 잘했다"
MB정부는 지난 1년간 대대적인 부동산규제를 완화했다. 굵직한 대책만 해도 6번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부동산까지 침투하면서 10년전인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침체기를 맞고 있는 우리 경제에 있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이 중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정책은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해제였다. MB정부는 강남3구(서초ㆍ송파ㆍ강남구)를 제외한 전국을 이 규제에서 벗어나게 했다. 이 완화정책은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주택 전매제한 기간을 줄여 향후 시장상황이 좋아지면 거래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오피니언 리더들도 응답자의 30.9%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가장 잘 한 것을 이 부분이라고 꼽았다. 이는 재건축규제완화라고 답한 응답자 25.5%를 앞선다. MB정부는 이외에도 참여정부의 최고의 규제정책이었던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를 폐지, 시장자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분양주택 해결 시급"
MB정부에게 가장 골칫거리는 여전히 증가추세인 미분양주택이다. 공식통계 16만가구가 넘는 미분양주택을 어떻게 소진할 것이냐는 현 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의 41.8%가 현 정부가 가장 잘못한 정책으로 미분양주택 증가를 막지 못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36.5%는 미분양주택 해소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부동산 확산을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현 정부가 미분양주택 해소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6ㆍ11 지방 미분양대책, 11ㆍ3대책 등을 통해 지방 미분양 세제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분양물량은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률이 커졌고, 주택건설업체들의 부도로 이어졌다.
급기야 정부는 대한주택보증의 자금 2조원을 투입해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을 사들이는가 하면 지난 2ㆍ12대책을 통해 미분양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을 수도권까지 확대했다. 미분양주택 매입시 5년간 양도세를 완화 또는 면제해준다는 2ㆍ12대책은 현 정부가 내놓은 최고의 히든카드였다.
◇"시장 하반기 풀릴 것"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강북은 오르고, 강남은 하락한 '북고남저(北高南低)'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시장냉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금융상황이 좋아지는 시점과 맞물려 부동산 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니피언 리더들의 경우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은 하반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48.5%가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32.0%가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놔 여전히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회복시기 조절이 가능하다고 이들은 예상하고 있다. 응답자의 47.3%는 "규제완화로 민간주택 건설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해 정부의 추가완화 정책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완화로 부동산 시장이 다소 활기를 찾는 듯 하지만, 거시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다"며 "정부가 규제완화에 대한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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