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수시 전형에서 특수목적고 학생이 우대 선발됐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일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는 내신 위주로 뽑은 수시 2-2학기 일반전형에 서울 대원외고 지원자 212명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190명이 1단계 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원외고 3학년 학생수가 443명인데, 이중 190명이 합격했다면 내신 5등급까지 합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 안양외고와 한국외대 부속외고도 각각 지원자의 85% 이상인 251명과 148명이 합격했다.
서울 한영외고와 이화외고도 70% 이상의 합격률을 보였고, 인천외고는 7~8등급 학생까지 1단계 전형에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위원은 "내신으로 뽑았다고 하는 전형에서 일반고 1~2등급 학생들은 떨어지고 외고 5~8등급 학생들은 합격한 것은 명백한 고교등급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는 이미 지난해 10월 일부 외국어고 학생들이 1단계에서 대량 합격함에 따라 '내신 보정 시스템'이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었다는 의혹을 샀다.
고려대측은 "수상실적 등 비교과 영역 10%에 따른 결과"라며 모든 외고에서 합격자가 많이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권 의원실의 자료에는 고려대의 해명과 다르게 전국 26곳의 외고 지원자 가운데 58.4%가 1단계 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고려대는 “전형요강에 따라 공정하게 선발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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