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조선사의 1차 구조조정 결과가 공개되면서 건설·조선·은행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1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전날 채권단의 신용평가작업에서 D등급을 받은 C&중공업과 C등급을 받은 경남기업, 삼호, 풍림산업, 신일건업 등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2차 금융위기 공포에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부담 우려까지 겹친 은행주들도 약세다.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전일보다 7.29% 떨어졌고 우리금융지주도 7.03% 하락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기업은행 등도 4~5%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워크아웃 명단에 포함된 건설·조선 중소형주들의 경우 당분간 충격이 불가피하겠지만 업종 전체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구조조정의 강도나 규모가 예상보다 작다는 이유에서다.
이창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1차 구조조정은 기대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며 "상대 건설업체의 반사적 이익을 논할 수준이 못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미분양, PF보증, 신용경색 국면 등의 부정적 변수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구조조정이 A, B급 건설사의 내부적 구조조정을 통한 자산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업종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의 영향은 생산 능력 축소를 위한 과잉설비 해소, 취소 물량에 대한 대체 발주 등인데 현재의 구조조정은 대상기업이 신생 중소형사에 집중돼 있어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1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은행주 주가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구조조정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불안요인 해소보다는 추가 부실 우려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미흡한 구조조정 결과로 인해 추가적 구조조정이 앞으로 수차례에 걸쳐 나누어 진행될 전망"이라며 "이같은 불확실성은 장기간 은행섹터를 괴롭힐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은갑 NH증권 애널리스트도 "구조조정의 강도면에서 시장의 기대에 못미쳤다고 할 수 있으므로 충당금 추가적립 규모가 감내할 만한 수준이란 점보다는 추가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 역시 "이번 구조조정으로 은행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손실이 올해 주당순이익(EPS)의 15%까지 될 수 있다"며 "특히 가장 많은 구조조정 대상업체를 지니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최고 EPS의 30%까지 추가 부담으로 잡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는 또 "한국 은행들의 현금흐름은 이미 2007년 이후부터 악화되고 있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한국의 수출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감안할 때 금융쪽의 현금흐름 악화는 점점 속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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