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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도시 서울.. 서해경제 부흥 진원지로

江 경제성장의 핏줄] 한강의 르네상스
여객·물류 새물길뚫는 '舟運기반조성 사업' 적극추진
수변 개발로 해외 관광객도 유치.. 야심찬 프로젝트


갈수기 악취를 내뿜었던 강서습지. 갈대와 물억새가 뒤엉켜 침침하게 그늘져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이곳에 다시 철새가 찾아들었다.

암사동 한강둔치는 첫 삽을 뜬지 8개월 만에 한강변을 뒤덮고 있던 희뿌연 콘크리트를 걷어냈다. 올 봄이면 이곳에서는 마사토로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피어날 좀잘삭, 찔레, 조팝나무 등 키작은 나무와 원추리, 부처꽃, 참나리 등 이름도 생소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물웅덩이와 돌무더기에서는 그동안 도심에서 보기 힘들었던 딱정벌레와 굴뚝새가 보금자리를 틀 것이다.

천호대교와 광진교 남단 천호ㆍ암사동 일대 광나루 한강공원은 올 가을 문을 열 자전거 테마공원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한강과 지천에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한강르네상스의 한 축이다.

한강은 서울에 걸쳐진 길이만도 41.5km로 강물과 접해 있는 호안은 총 연장이 115km에 달한다. 하루 15만명, 연간 5100만명이 찾을 만큼 생활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경관 및 접근성 개선, 생태 네트워크 구축 등의 사업이 자연친화형 한강 만들기라면 서해 뱃길 복원이나 워터프런트타운(수변도시) 조성은 서울을 경쟁력있는 도시로 재탄생시킬 거대한 마스터플랜이다.

수변 개발로 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이것을 도심재개발 프로젝트와 연계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한강르네상스의 또 다른 기둥이다.

이중에서도 닫혀있던 서해로의 뱃길을 열어 항구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해연결 주운(舟運) 기반조성 사업'이다. 한강 본류(신곡∼잠실수중보) 수심을 5m 이상으로 준설해 한강에 최대 5000t급 국제여객선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여의도나 용산에는 서해를 오가는 여객선이 정박할 광역터미널을 세우고 상암, 당인리, 반포, 서울숲, 뚝섬, 잠실 등 8곳에는 여객 선착장을 만든다. 마곡, 양화, 흑석 등 5곳에는 마리나, 수상레저 시설을 짓는다. 수륙양용버스, 카페리 등의 도입도 검토된다.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2011년 말까지 끝마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의 주운 사업 완료가 3년 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서해연결 주운기반 조성 기본설계' 계획을 경인운하 완공시기에 맞춰 다시 수정하고 있다"며 "수정된 내용을 반영하면 2∼3년 정도는 사업이 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달 중 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서울시가 주운 사업 계획을 2015년까지로 잡은 것은 진척이 더뎠던 경인운하 사업 속도를 감안해서다. 하지만 경인운하 완공이 앞당겨지면서 주운 사업의 고삐를 당겨쥘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시가 2010년까지 집행 예정인 한강르네상스 예산(6726억원)도 증액될 전망이다.

주운 사업의 성패 여부는 경인운하 실행 여부에 달려있었다. 경인운하를 완공하지 않으면 서해 뱃길이 열리지 않아 주운 사업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한강까지 뱃길이 연결되지 않는다면 경인운하의 효과 역시 반감된다.

시는 경인운하 사업 재개와 정부의 조기 완공 발표에 환영을 표시했다. 서울시는 "경인운하 사업재개로 서해 뱃길이 열려 서울시 항구도시로 복원되고 한강르네상스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며 "경인운하가 서울이 여객ㆍ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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