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은 좋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현실 속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
이번주 국내 증시는 속속 발표될 예정인 고용동향을 비롯한 국내 각종 경제지표들과 미국 실업사태 등의 영향으로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8일 POSCO를 시발적으로 본격화될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재차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주후반 정부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은 여전히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최근 거래량 등 증시의 기초체력이 현격히 저하된데 따라 외국인 등 일부 기관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경우 지수는 의외로 선전할 가능성까지 남겨두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연말 연초 기대감에 모처럼 활짝 웃었다.
배당락일인 29일 이론 배당락 지수(1088.93p)를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 특히 2008년 마지막 거래일과 2009년 첫거래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수 1157.4포인트로, 한 주 전에 비해 3.53%(39.54p)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역시 연말 연초 랠리를 지속하면서 이번주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새해 첫날 뉴욕 증시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기대로 다우지수가 9000선을 탈환하는 등 급등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대에 못 미친 작년 12월 무역수지 흑자 폭과 점차 악화되는 미국의 실업사태, 빠르게 진행되는 글로벌 수요 둔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 등이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 글로벌증시 중 선행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중국증시의 불안 ▲ 두 달이 넘는 주가 상승에도 경기지표상 소순환 사이클 회복이 발견되지 않는 점 ▲ 금융위기의 2차 충격이나 여진에 대한 대비 필요성 등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소 호전세를 보인 작년 12월 증시는 정책모멘텀이 실적에 대한 우려를 압도하는 과정에서 나타났으나 새해 들어서는 실적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주초에는 안정적인 흐름이 가능하지만 주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시의 탄력적인 반등을 억누를 수 있는 구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하면서 실적 발표가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6%와 40.2% 감소하는 등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의 장세흐름은 기대감만으로 이끌어갈 수 없고, 수급의 뒷받침이 없는 기대심리는 '앙꼬 없는 찐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기관권 매수세를 주도했던 연기금의 매수강도가 떨어지고 있고, 보험권의 매수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반등에 대한 불씨가 살아나더라도 장작불이 되기보다는 군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공격적 접근의 확산보다는 국내 SOC 투자 관련주 등 일부 정책수혜주로 국한시키는 선별적 대응을 권고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추세 회복을 겨냥한 비중확대는 부담스럽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 주식에 대한 현금화 전략과 일정부분 방어적인 포지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번주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매크로 일정(자료:대우증권)
◆한국
5일 : 12월 외환보유액
6~10일 : 11월 소매판매, 11월 M2/L, 11월 은행가계대출
9일 : 금통위
◆미국
6일 : 11월 건설지출, 12월 자동차판매
7일 : 12월 ISM서비스업지수, 11월 제조업수주, 11월 미결주택매매동향, FOMC 의사록
9일 : 12월 고용동향, 11월 소비자신용, 11월 도매재고
◆유로
6일 : 11월 CPI
7일 : 11월 PPI
8일 : 3Q GDP, 12월 소비자기대지수/산업기대지수
9일 : 11월 소매판매
◆중국
4일 : 12월 PMI제조업
◆영국
8일 : BOE
◆일본
5일 : 12월 자동차판매
6일 : 12월 본원통화
9일 : 12월 외환보유액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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