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초강세' 20원 급락한 환율…향후 변수 세 가지는

미·일 외환정책 공조, 美 액션+日 실개입 경계
150엔대 초중반 엔화 강보합세 지속 예상
정부의 강력한 외환시장 안정 의지 속
국민연금 기금위 자산배분 전략 수정 여부 주목

미국과 일본의 외환정책 공조 움직임이 이끈 엔화 초강세에 26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의 추가 강세 정도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의지가 강력한 상황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자산배분 전략 수정 여부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7원 내린 1446.1원에 개장했다. 시가 기준으로 지난 1월6일(144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두 달 새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힌 후 4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9분께 1443.2원까지 떨어진 환율은 10시26분 현재 1446원 선 전후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락은 주말 사이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지난 23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런던 외환시장 딜러를 대상으로 호가를 문의하는 설문(레이트 체크)을 진행했다. 24시간 외환시장 호가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상황에서 호가 문의는 시장개입 직전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거나, 시장에 당국의 의도를 알리는 신호다. 이에 지난주 160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급락 후 이날 155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 160엔 부근에서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가 있었으나 실효성은 제한됐던 상황이었다"며 "결국 미국의 외환시장 집행 창구로 볼 수 있는 뉴욕 연준의 역할이 있었다는 점에서 양국의 명확한 정책 공조거나, 적어도 미국의 암묵적인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미·일 외환정책 공조 시그널 이후 엔화 추가 강세 흐름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가 원·달러 환율 향방에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권 연구원은 "일본은 미국채 1위 보유국이면서, 코로나19 이후 전체 해외주식 중 미국 비중도 크게 늘었다. 미국이 실개입에 나설 경우, 일본계 자금의 본국 회귀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의 실개입보다는 미국 액션 속에 2022년, 2024년과 같이 일본은행(BOJ)의 개입 경계감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짚었다. 이 경우 150엔대 초중반 엔화 강보합세가 이어지면서 이에 동조한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충돌 양상을 보이던 그린란드 사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면서 '셀 아메리카' 우려가 잦아든 점도 달러화 약세에 힘을 실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추가 엔 강세 시 달러화 추가 약세 심리가 확산할 것"이라며 "외환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새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보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선임 여부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재발 등에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 결과 역시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국민연금은 이날 2026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기금운용 전략을 점검한다. 이번 회의에선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자산 배분 조정안과, 환 헤지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이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이전에 정한 2026년 말 기준 자산 배분 목표는 국내주식 14.4%(전후 5%포인트)이나 이미 상한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통령의 외환시장 안정 의지가 확인된 상황에서 이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국내 자산배분 비중을 높인다면 엔·달러 시장 미·일 공조 개입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 안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부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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