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한 직후보다 최근 40일간 허가건수가 13%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노원구는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다.
연합뉴스
12일 직방이 서울시 토지거래허가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20일부터 11월28일까지 40일간 허가건수는 5252건이었고, 이후 40일(11월29일~2026년 1월7일)간 허가건수는 5937건으로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는 허가 이후 실제 계약까지 일정 시차가 발생한다. 기존에도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주요 지역과 그 외 일부 정비사업지, 개발 예정지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있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취득할 땐 지자체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며, 실거주 의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허가 건수와 실제 거래량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허가 이후 계약 체결과 실거래 신고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계약이 철회되거나 취소되기도 한다.
직방은 "토지거래허가건수가 증가한 점은, 규제 시행 직후 위축됐던 거래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특히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특성상 단기적 기대수익보다는 실제 수요에 기반한 거래 흐름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별로 허가내역은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유지된 지역과 신규로 지정된 지역 간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송파(827건 → 439건) △강남(484건 → 233건) △서초(362건 → 164건) △용산(199건 → 90건)은 접수건수가 줄었다. 반면 △노원(284건 → 615건) △성북(259건 → 392건) △은평(203건 → 313건) △구로(176건 → 312건) △영등포(131건 → 311건) 등 신규로 지정된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강남3구·용산구에서 허가건수가 감소한 것은 규제 환경이 지속되면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은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를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높은 가격 수준에 대한 부담과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거래에 보다 신중한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세제·규제 환경 변화가능성 등 중·장기 리스크를 고려한 판단이 더해지며 추가 수요 유입 동력이 다소 약화된 모습이다
신규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된 지역의 경우 규제 도입 초기 일시적인 관망 이후,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실거주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거래에 나서는 수요도 감지된다. 특히 생활거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나 실거주 중심의 수요 기반이 형성된 지역에서 이같은 흐름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선별적 매수세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원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후(284건)보다 그 이후 40일동안 약 117% 증가한 615건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서도 같은 기간 210건에서 401건으로 거래가 늘었다.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거래됐다. 타지역 대비 거래가격대가 낮고 상계·중계 일대 지구단위계획 복합정비구역 후보지로 일부 단지들이 거론되면서 노원 일대 매수세 증가에 힘이 실렸다. 중계동 중계그린1단지 전용 49㎡는 5억5300만원~5억8500만원,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58㎡는 5억~5억6300만원선에서 거래됐다.
올해 주택 시장은 추가 부동산 대책과 세제 조정 논의, 지방선거 등 다양한 정책·제도적 변수가 잠재돼 있어 시장 흐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주택 시장에서 규제 환경에 대한 적응이 진행되며 실거주 목적의 수요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매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관망세를 유지하던 수요도 점진적으로 시장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량의 뚜렷한 반등보다는 지역과 가격대, 수요 성격에 따라 선별적인 거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시장은 규제 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공급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실수요자의 중·장기적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