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지난주 뉴욕증시는 미국 상호관세 판결 지연, 엇갈린 12월 고용지표에도 반도체 업황 낙관론 등으로 끝내 신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증시도 연일 랠리를 보인 만큼 차익실현 욕구와 쏠림현상 해소 욕구가 맞물리면서 일시적인 숨 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9일(현시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날 대비 0.65% 오른 6966.28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48% 오르며 4만9504.07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만3671.35로 전날 대비 0.81% 올랐다.
이번 주 증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상호관세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대법원이 오는 14일 주요 사건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공지한 만큼 상호관세 정책도 다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증시에 미칠 파장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호관세 이외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등 우회 수단으로 관세 정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미 낸 관세를 환급하는 것도 일시 지급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지급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담을 더는 요소다. 정치와 무역 관점에서는 요주의 사안이 될 수 있지만, 증시에는 다른 경제지표나 실적 발표보다 영향력이 작을 수 있는 셈이다.
당장 우선 오는 13일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미뤄진 10,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오는 14일 공개된다.
주요 대형 은행 실적 발표도 앞두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13일에,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14일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이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규모, 대출 증가율 등으로 미국의 경기 향방과 인플레이션 여파 등을 확인해나갈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미국 증시 자체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쌓인 만큼 금융주 실적에 따라 증시 전반에 걸친 차익실현 강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의 발언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12일엔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은행(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13일엔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14일엔 스티븐 마이런 Fed 이사 연설이 예정돼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주 삼성전자 잠정실적 이후 코스피 실적 추정치 상향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 이미 연초 이후 코스피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427조원에서 473조원을 10.8%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7%)을 웃돈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상향 조정폭이 일시적으로 둔화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내 증시 움직임과 유사한 MSCI 한국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2.16%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MSCI 신흥지수 ETF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각각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쏠림현상 해소 여부도 관건이다. 연초 이후 6거래일간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이 기간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 평균은 각각 316개, 470개였다. 반도체, 조선, 방산, 자동차 등 소수 업종에만 상승 열기가 집중된 셈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피지컬 AI 등 개별 산업의 호재성 재료가 소수 업종 쏠림 현상을 만들어냈다"며 "차익실현 및 쏠림현상 해소 욕구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연초 급등 업종 중심으로 일시적 숨 고르기가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