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기자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향후 인력 운용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인력을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실적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정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단순히 단기 수익에 안주하지 않고 인력 효율화와 더불어 기술 중심의 원가 혁신을 통해 어떤 시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 사장은 2년 넘게 이어진 고강도 원가 절감 노력이 턴어라운드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맞춘 유연한 조직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기술 초격차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필요시 인적 구조를 최적화함으로써 중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
특히 정 사장은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의 핵심으로 AX(AI 전환)를 꼽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5년을 AX 원년으로 선포한 이후, 공정 난이도가 높은 OLED 분야에 자체 AI를 도입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 사장은 "AX와 VD(가상 디자인) 도입은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라며 "올해는 전 분야로 AX 문화를 확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OLED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정 사장은 "로봇이 요구하는 디스플레이 규격이 차량용과 유사하다"며 "이미 확보한 고신뢰성 플라스틱 OLED(P-OLED) 기술로 로보틱스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로봇의 피지컬 AI 등장이 LG디스플레이에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로봇 업체들이 아직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구현 방식을 고민하는 단계지만, 우리는 차량용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며 "디자인적으로 곡면 구현이 자유롭고 내구성이 강한 P-OLED를 통해 향후 로보틱스 관련 새 고객 수요에 자신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확인한 진화한 로봇 기술을 실제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도입해 스마트 팩토리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정 사장은 전시장에서 확인한 피지컬 AI 기술을 실제 생산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현재 수준의 로봇 기술을 우리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해볼 계획"이라며 "이러한 혁신이 결국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에 대해서는 "경쟁이 정말 치열해졌음을 체감했다"며 "진입장벽을 확실히 구축할 수 있는 일등 기술을 선점해 고객이 LG디스플레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관심사인 8.6세대 IT OLED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속도 조절론을 펼쳤다. 정 사장은 "투자가 경제성을 갖추려면 고객과 제품 조합을 따져봐야 하는데, 아직은 8.6세대 투자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현재 수준은 기존 6세대로도 충분히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서는 시점에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철저한 실리주의적 판단이다.
다만 미래 기술을 적기에 준비하기 위한 투자는 멈추지 않을 방침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결정한 1조3000억원 규모의 신기술 인프라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내년 중 가시적인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연구개발비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필요한 타이밍에 재원을 가용하고 있다"며 "올해나 내년 같은 단기적 수익을 위한 계획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이어 "결국 압도적인 기술력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며 "시장 수요와 동떨어진 혁신이 아닌, 고객에게 확실한 실익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