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셋 중 하나 '제 입사조건은 구내식당'…고물가 속 직장인 식비 압박

직장인 10명 중 9명 "직장내 구내식당 필요"
"싸다고 아무거나 못 먹는다"…식비 절감과 품질의 딜레마
'비용·시간·편의성' 측면서 메리트 높아 보여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원을 넘나드는 시대, 직장인들의 가장 큰 생활비 부담은 단연 '식비'다.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식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직장 내 식사 지원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생활비를 직접 방어하는 핵심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구내식당과 식비 지원 여부가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구내식당 식단표와 가격 이미지.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젊고 직급 낮을수록 '구내식당 유무' 민감

3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직장인 구내식당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9%는 "식비 걱정 없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72.3%는 "삼시 세끼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른 복지 제도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식사를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회사라면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62.6%에 달했다. 식비 지원이 임금 외에 체감 복지 수준을 좌우하는 가장 현실적인 지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사 관련 복지를 '필수'로 인식하는 비율은 73.7%였다. 회사 내 식사를 제공하는 구내식당의 필요성에 공감한 비율도 90.1%로, 사실상 대부분의 직장인이 구내식당을 핵심 복지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대와 저연령층, 직급이 낮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향후 직장 선택 시 구내식당 유무를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일수록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식비 지출을 가장 체감하는 항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구내식당을 통해 매달 수십만 원의 생활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내식당이 중요한 복지로 자리 잡았지만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도 강했다. 응답자의 66.3%는 "구내식당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으면 없느니만 못하다"고 답했다. 음식의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면 굳이 구내식당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64.0%에 달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선택한 구내식당이 오히려 불만과 스트레스로 이어질 경우, 복지 효과는 크게 반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구내식당의 품질이 직원의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72.2%로, 직장에서의 한 끼가 하루의 컨디션과 업무 집중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본적인 맛과 위생, 메뉴 구성 수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저렴한 밥'이 아닌 '참기 힘든 식사'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식비 부담은 모든 직장인에게 공통적인 문제지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은 회사 규모에 따라 크게 갈렸다. 응답자의 75.1%는 "구내식당은 어느 정도 회사 규모가 돼야 만들 수 있다"고 답했으며, 10인 미만 소규모 기업 직장인의 72.7%가 이 같은 인식에 공감했다. 구내식당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을 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48.0%에 달했다. 식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복지에서부터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주 3~4회 이상 이용"…고물가 시대 가장 현실적인 절약 수단

현재 구내식당이 마련된 직장인의 이용 빈도는 매우 높았다.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이 34.8%, '주 3~4회' 이용이 34.2%로, 전체의 약 70%가 주중 대부분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이용 이유로는 '식비를 아낄 수 있어서'가 50.0%로 가장 많았고,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돼서'(46.6%), '점심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43.6%)가 뒤를 이었다.

구내식당의 1인 평균 가격대는 5000~6000원 수준으로 일반 외식 대비 체감 부담이 크게 낮았다. 응답자의 80.3%는 "최근 고물가로 인해 구내식당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78.9%는 "앞으로 구내식당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 결과는 구내식당이 더 이상 선택적 복지가 아니라, 고물가 시대 직장인들의 생활비를 방어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비 부담이 임금 인상보다 더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직장 내 식사 지원은 기업 복지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통경제부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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