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섭기자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대전환'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2026년 병오년을 맞아 취임 후 첫 '신년사'를 내고 "새해 국민주권 정부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도약과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유일한 기준은 오로지 국민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2년 차는 '회복'이 아닌 '성장'에 국정 운영의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025년을 "우리 모두에게 걱정과 불안을 이겨낸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내란으로 무너진 나라를 복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추천제, 타운홀미팅, 국무회의 생중계 등을 "주권자의 집단지성이 국정 운영 중심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희망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7년 7개월 만의 소비심리 최고 수준 회복, 경제성장률 상승 추세, 코스피 4000 돌파,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핵 추진 잠수함 및 우라늄 농축 협상 등을 성과로 꼽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며 "남들보다 늦은 만큼 이제 더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 했다. 특히 올해 대대적인 도약을 위해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고도성장을 이끈 성공의 공식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성공의 함정이 됐다"며 "자원의 집중과 기회의 편중은 이제 성장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익숙한 옛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대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을 대도약의 새로운 미래로 이끌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환의 방향은 ▲지방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 등 다섯 가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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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은 지방에 대한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이라며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지난해 완료한 해수부 이전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경제수도, 중부권은 행정수도, 남부권은 해양 수도로 국토를 넓게 쓰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에너지나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발전도 지역의 발전과 연계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 관세 협상, 방산·원전 수출 성과에 대해 "혜택이 일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공동체의 역량과 역량과 국민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낸 공동의 경제적 성과가 중소·벤처 기업까지 흐르고, 국민들의 호주머니까지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용중심사회에서 창업중심사회로의 전환에 발맞춰 청년 기업인과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담대하게 도전하며 마음껏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실패가 오히려 성공의 자산이 되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어떤 아이디어도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타트업·벤처기업 열풍 시대, 중소기업 전성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얘기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온 '산재 근절'도 목표 중 하나로 담겼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이 불명예스러운 기록 앞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는 성취는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다"며 "아침밥 먹여 보낸 가족이 저녁에 돌아오지 못하는 그런 나라에서 경제성장률이 아무리 높다 한들 다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뒤 "생명 경시에 대한 비용과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를 수 있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또 이 대통령은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K-콘텐츠 수출이 이차전지도 전기차도 넘어서는 시대, 문화에 대한 투자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이제 필수 성장전략"이라고 분석했다. 9조6000억원까지 대폭 증액한 문화 예산을 토대로 K콘텐츠를 대도약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적대로 인한 비용과 위험을, 평화가 뒷받침하는 성장으로 바꿔낸다면 지금의 '코리아 리스크'를 미래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인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와 한반도 평화·안정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메이커로'서의 북미대화 지원과 남북관계 복원도 지속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다섯 가지 대전환의 원칙은 낭만적 당위나 희망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성장 발전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한 호소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도 없다. 이제 실천과 행동의 시간"이라고 피력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굴곡진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가 증명하듯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면서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이 행복해질수록, 저마다의 꿈과 희망, 도전이 넘쳐날수록 우리 대한민국의 국력은 더욱 커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올 한 해 국민주권정부는 '국가가 부강해지면 내 삶도 나아지느냐'는 우리 국민들의 절박한 질문에 더욱 성실하게 응답하겠다"며 "지나간 7개월보다 앞으로의 4년 5개월이 더 기대되는 정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각오로 작은 변화의 성과들을 하나하나 눈덩이처럼 키워나가겠다"면서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개혁의 과정도 피하지 않겠다. 미래를 위한 인내심과 진정성으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 모든 지난하고 위대한 과업이 국민 통합과 굳건한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힘을 모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낸 것처럼, 이제 전 세계가 따라 배울 성장과 도약의 새로운 표준을 함께 만들어 내자"고 신년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