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최대억기자
찬 바람이 부는 초겨울, 경주시 성건동에서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한 어르신의 따뜻한 나눔이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경주시는 성건동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 30만 원을 기탁했다고 28일 밝혔다.
성건동행정복지센터에서 성건동 주민이 ‘희망2026 나눔캠페인’ 성금 30만 원을 기탁한 뒤 성건동행정복지센터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이번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해당 어르신은 지난 4월에도 산불 피해 이웃을 돕기 위해 폐지를 수거하며 정성껏 모은 10만3830원을 기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전했던 진심이 이번 겨울에도 다시 한번 성건동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것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어르신은 현재 당뇨와 상세불명의 괴사성 혈관병증을 앓고 있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받은 도움을 조금이라도 다시 돌려드리고 싶었다"며 품속에서 30만 원이 든 하얀 봉투를 꺼내 놓았다.
어르신은 "내 몸은 조금 고달파도 이 성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밥 한 끼, 훈훈한 방 한 칸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담담한 소회를 전했다.
기탁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2026 나눔캠페인'을 통해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장세용 성건동장은 "지난 봄에 이어 다시 이어진 어르신의 정성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어르신의 귀한 마음이 꼭 필요한 이웃들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살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