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의장 '미흡한 초기대응·소통부족 진심으로 사과…보상안 조속히 마련'(종합)

3370만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 달만
"모든 비판과 질책 겸허히 받아들여"
"정보보안 조치와 투자 전면 쇄신"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337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한국 국민과 소비자에게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28일 쿠팡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쿠팡에서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고객과 국민들께 매우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렸다.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의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김 의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사실이 알려진 이후 딱 한 달만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연합뉴스

김 의장은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셨다"면서 "또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도 제 사과가 늦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저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상황을 해결하고 고객 여러분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전적으로 지원했다"며 "말로만 사과하기보다는, 쿠팡이 행동으로 옮겨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장은 또 "많은 오정보가 난무하는 가운데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기에,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고 쿠팡이 밤낮없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저도 처음부터 깊은 유감과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유출의 초기 정황을 인지한 이후 제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는 "한국 쿠팡과 쿠팡의 임직원은 사태 직후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2차 피해 가능성'부터 즉각 차단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문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면서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고, 유출자가 탈취한 고객의 개인 정보를 100% 회수하는 것만이 '고객 신뢰 회복'의 모든 것이라 생각했다"며 정부와 협력한 결과라는 기존 쿠팡의 입장을 유지했다.

김 의장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성공적으로 회수해 확보한 이후에도, 저희는 애초의 데이터 유출을 예방하지 못한 실패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소통의 문제점을 지적하신 모든 분들께 송구하며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끼쳐 드린 모든 우려와 불편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은 "처음부터 다시 신뢰를 쌓겠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국 쿠팡이 불편을 겪으신 한국 고객들에게 보상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쿠팡의 정보보안 조치와 투자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겠다"며 "책임을 다해 필요한 투자와 개선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실패를 교훈이자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보안 허점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보안 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정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내용을 토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 시행하겠다"면서 "쿠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를 철저히 쇄신하고, 세계 최고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장은 오는 30~31일 열리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의 연석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장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했다. 김 의장은 "현재 해외 거주 중으로, 2025년 12월30일과 31일에 기존 예정된 일정으로 인한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에 출석이 어려움이 알려드린다"며 "해당 일정은 확정돼 변경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청문회에 출석이 불가함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과 강한승 전 대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17일 열린 과방위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당시에도 비즈니스 일정이 있어 나오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사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대한민국과 국민들, 그리고 국회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에도 당연히 (불출석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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