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기자
마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에서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7) 씨가 구속 기로에 놓였다.
황씨는 26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입감돼 있던 황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호송차를 타고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도착했다.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황하나. 연합뉴스.
두꺼운 회색 패딩 점퍼를 걸친 채 등장한 황씨는 점퍼에 부착된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등장했다. 그는 "혐의 인정하나", "태국이나 캄보디아에서도 마약 투약했나" "마약을 어떻게 구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원에 들어갔다.
도피 생활을 이어오던 황씨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2년 말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황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황씨의 해외 도주로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지난해 5월 인터폴에 청색수배(소재파악)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처를 했다.
이후 황씨는 불상의 방법으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지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황씨의 변호사는 최근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황씨의 신병을 인수하고 프놈펜 태초국제공항의 국적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황씨가 지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경위와 마약 취득 경로 등 자세한 범죄 사실에 대해 파악할 방침이다. 또 황씨가 해외에 머무르는 동안 위법 행위를 저질렀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황씨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9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이듬해 집행유예 기간에도 재차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