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점수로 어디 써요?'…막막한 고3, 동앗줄 돼 준 금천진로진학지원센터

개관 1년 만에 2만명 찾아
금천구, 공교육 만족도 23위→11위 '껑충'

“맥을 제대로 짚어주셔서 너무 홀가분한 기분이에요. (여기 오기 전에는) 마음이 굉장히 복잡했었는데 지금은 제대로 정리된 기분이에요. 무너졌던 아이 멘탈도 잘 잡아주셨어요.”

2026학년도 대학입학시험전형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닷새 앞둔 지난 24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진로진학지원센터 2층 상담실 앞에서 만난 고3 수험생 학부모는 “속이 후련하다”면서 이야기를 쏟아냈다.

금천진로진학센터의 이주한 컨설턴트(정면 가운데)가 학부모, 수험생과 정시모집 진학 상담을 하고 있다. 금천구 제공.

한 시간 남짓 상담을 마치고 나온 동일여고 3학년 이민아 학생은 “상담을 통해 지원할 학교를 정했다”며 “상담 선생님에게 ‘재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이후 얘기가 술술 풀렸고, 어디를 지원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마음을 정하니 홀가분해졌다”고 했다.

금천구가 운영하는 금천진로진학지원센터는 수시·정시 모집 기간 관내 수험생을 위한 진학 특화 프로그램을 추가 운영하며 대입 준비 과정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정시모집 대비 집중상담은 이달 22일부터 30일까지 운영 중이다.

이 상담은 수시모집 전형에서 고배를 마신 수험생과 학부모가 찾는다. 그러다 보니 분위기가 무겁고 가라앉기 마련이다. 상담실을 찾는 학생들이 쓴 마스크와 깊게 눌러 쓴 모자가 위축된 심리 상태를 대변한다.

센터 책임자인 반정현 금천구 진로진학지원팀장은 “전직 입학사정관 등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학생들을 상담한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왔다가 밝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학생과 학부모를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개관 1년 만에 이용자 2만명 돌파

지난해 12월 20일 개관한 금천진로진학지원센터는 개관 1년 만에 이용자 2만명을 기록하며, 지역 거점 공교육 진로·진학 지원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더해진 덕인지 금천구의 공교육 교육환경 만족도는 2021년 23위에서 지난해 1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연면적 953㎡ 규모의 센터는 수험생 상담만 하는 곳이 아니다. 초·중·고교생은 물론 학부모도 이용할 수 있고 학생 쉼터, 동아리실, 강의실이 갖춰져 있다. 자율주행과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미래직업체험관도 조성돼 있다.

센터의 강점은 발로 뛰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년간 관내 30여 개 초·중학교를 찾아가 1만5000여명의 학생에게 진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초등학생에게는 '도전! 진로탐험대'를, 중학생에게는 '행복한 진로체험 in school'을, 중학교 2·3학년에게는 고교학점제를 이해하는 '찾아가는 전환기 교육'을 진행했다.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더 특화됐다.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탐방하는 '별 따는 캠퍼스'는 교수 특강과 재학생 멘토링으로 구성됐고, 넷마블 등 G밸리 기업과 연계한 '우수기업 연계 진로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직접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했다.

학교 밖 청소년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 등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에게도 맞춤형 진로 체험을 지원했다. 미래직업체험관에서는 3D펜, 코딩, 메타버스,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직접 다루며 미래 직업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특강, 핑퐁로봇 체험, 레고에듀케이션, 웹툰공작소 등 상설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금천진로진학지원센터는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금천구 제공.

'1대1 맞춤 컨설팅'…만족도 94점

센터의 대표 프로그램인 1대1 맞춤형 컨설팅은 지난달 말 기준 635명이 참여했다. 이 중 고등학생이 81%(514명)를 차지했다. 단순 입시 정보 제공을 넘어 학생의 정서·학습 상태와 진로 탐색 요구를 반영한 다층적 상담체계를 구축한 결과, 전체 상담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94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2025 금천진로진학박람회', 6~7월 '대입 수시 설명회'와 '수시 박람회', EBS 대표 강사 특강, 의약학·체육·미술 계열별 심화 특강, 전·현직 입학사정관과의 1대1 상담 등을 진행했다. 이달 11일에는 2026학년도 대입 정시 설명회도 열었다.

학부모의 답답한 속도 풀어준다. 변화한 대입제도와 고교학점제, AI시대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교육, 학생부 종합전형 관리방법, 자녀의 자기주도학습 코칭, 자녀의 행복한 성공을 위한 학부모 역할 등을 주제로 다뤘다. 학부모 전문자격과정은 초급·중급 과정으로 총 3회 운영됐고, 75명의 학부모가 진로진학전문자격을 취득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센터가 지역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더욱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모두가 공정하게 진로·진학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금천형 공교육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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