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중국의 한 중견 기업이 장기근속 장려책으로 직원들에게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해 화제다.
중국 부동산(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저장성 원저우의 저장궈성자동차기술유한공사는 최근 채용 공고를 통해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무료 아파트를 제공하는 인사 제도를 공개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체결 부품을 전문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현재 45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연간 생산액은 4억9000만 위안(약 1030억원)에 달한다.
왕자위안 총괄 책임자는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고 핵심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외지 출신 근로자가 많은 원저우 지역 특성상 숙련된 기술 인력과 관리 인력을 장기적으로 붙잡기 위한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제공되는 아파트는 모두 회사에서 5㎞ 이내에 위치하며, 면적은 100~150㎡(약 3045평)다. 원저우 지역의 중고 아파트 시세는 ㎡당 7000~8500위안(약 147만168만원) 선이다.
주택은 회사 명의로 먼저 계약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직원이 거주한다. 5년 근속 조건을 충족하면 소유권이 직원 명의로 이전되며, 직원은 리모델링 비용만 회사에 상환하면 된다. 이미 직원 부부 한 쌍이 전용면적 144㎡ 규모 주택을 배정받았다.
왕 씨는 "올해 아파트 다섯 채를 직원에게 제공했다"며 "내년에는 여덟 채를 추가 배정하고, 향후 3년간 총 열여덟 채를 순차적으로 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아파트 매입에만 1000만 위안(약 21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제공된 다섯 채 가운데 두 채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관리직에 오른 직원에게 주어졌다. 왕 씨는 "해당 직무가 고도의 숙련도와 현장 경험을 요구한다"며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는 자리인 만큼, 장기근속 인재를 붙잡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카이춘 회장도 "중간 관리자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상하이나 쑤저우 등 대도시의 인재를 원저우로 유치해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공고 내용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부러움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5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집을 샀다니, 너무 부럽다", "임금 인상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회사 평판도 확실히 올라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업계는 이 제도가 중국 내 제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창의적 방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내수 소비 침체와 부동산 시장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 제공이라는 실질적 혜택이 인재 유치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관측한다.